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민주당은 검사를 그렇게 싫어하면서 왜 검사도 아니고 검사를 사칭한 분을 절대 존엄으로 모시는 건지 물어보고 싶다"고 취임 이틀째에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충돌을 이어갔다.
한 위원장은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검찰당이라고 비판한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검찰은 국민을 범죄로부터 지키는 국민들의 중요한 도구일 뿐이다.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민의 자산이고 국민의 도구인 검찰을 악마화하는 것은 국민에게 피해 가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사 출신인 이재명 대표가 2002년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사건' 당시 검사 사칭 혐의로 기소돼 150만 원 벌금형을 받은 사실을 언급한 것이다. 이 대표는 2018년 이 사건과 관련해 위증 교사 혐의로도 기소된 상태다.
한 위원장은 이어 "저는 그 일을 20여 년 동안 최선을 다해 했고 국민에게 봉사했다"며 "그 일을 마친 후에는 법무부 장관으로서 인혁당 빚고문 해결, 4.3 직권 재심 스토킹반의사불벌죄 도입, 촉법소년 연령 하향, 피해자에 대한 다양한 구제, 프락치 관련 피해자 항소 포기 등 오히려 민주당은 안 했던, 민주당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좋아할 만한 일을 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 예방을 추진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예방해야 될 분들이 많이 계신데 국회의장을 포함해 관례에 따라서 그분들 일정 맞춰서 가서 인사드리려 한다"고 답했다.
한 위원장은 전날 수락 연설에서도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운동권 특권 세력과 개딸 전체주의와 결탁해 자기가 살기 위해 나라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대야 전면전'의 신호탄을 쐈는데, 이 대표와의 만남에서도 이 같은 태도가 유지되면 여야 관계는 더 냉랭하게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 장관은 당정관계의 시험대로 여겨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김건희 특검), 통합의 시험대로 여겨지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탈당 대응 등 당 내부 과제에는 이렇다 할 해결방안을 내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을 요청할 계획인가'라는 질문에 한 장관은 "그 법 총선용 악법이라고 분명히 말씀드렸다"며 "그걸 과연 민주당이나 다른 당들이 통과시킬지 보자. 아직 통과도 안 됐으니 거부권을 이야기할 단계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 전 대표가 당에 남기 위한 조건으로 홍범도 흉상 이전, 이태원 참사, 해병대원 사망 사건에 대한 태도 변화를 이야기했는데 받아들일 생각은 없나'라는 질문에 한 장관은 "누구 하나하나의 이야기에 대해 지금 답변할 사항이 아닌 것 같다"고 답을 피했다.
한 장관은 비대위원 인선 방향에 대해서는 "땀 흘려 돈 벌고, 가족 보호하고, 동료 시민들에 대한 선의를 가진 분들을 상징하는 분들을 모셔야 한다"고 밝혔다. '비정치인도 임명하나'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그는 "당연히 비정치인 위주다. 정치인 위주로 할 것이면 제가 이 자리에 나와 있는 것이 이상한 일"이라며 "정치인 비하는 아니다. 정치인은 정치인의 역할이 있고 정치인은 정치를 바꾸는 상징적인 모습을 보여드리는 면에서 그런 분을 잘 모셔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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