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립형도 옵션'이라는 민주당…이탄희·김두관, 지도부에 "국민 배신" 경고

이 "선거법만은 지켜달라"며 총선 불출마…김 "병립형은 지는 제도"

선거제도 개편 논의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를 하루 앞둔 13일, 이탄희 의원은 내년 총선 불출마까지 선언하며 "선거법만은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김두관 의원도 "병립형은 국민 배신이자 역사적 퇴행"이라며 민주당 지도부의 병립형 회귀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냈다. 민주당은 오는 14일 의원총회를 통해 선거제 개편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이탄희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와 거대 양당은 선거제 퇴행 논의, 양당카르텔법 도입 논의를 중단하라"며 "제가 가진 것도, 가질 가능성이 있는 것도 다 내놓겠다. 선거법만 지켜달라"라고 호소했다.

이 의원은 먼저 선거제도의 협상 대상인 국민의힘을 향해 "선거법 퇴행 시도를 포기하라"며 "위성정당금지법 제정에 협조하라. 민주당 증오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기득권을 이어가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다시 이재명 대표와 당내 의원들을 향해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 아니다. 멋지게 이기자"라며 이 대표를 정면 겨냥했다. 이어 "용기를 내자"며 "양당 기득권이 아니라 국민 편에 서겠다고 했던 대국민 약속을 지키고, 지역구에서 1당 하자. 연합정치로 더 크게 이기자"고 했다.

이 의원은 "멋없게 이기면, 총선을 이겨도 세상을 못 바꾼다"며 "대선이 어려워진다. 대선을 이겨도 증오정치가 계속되면 그 다음 대선에서 윤석열 보다 더한 대통령, 제2·제3의 윤석열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멋없게 지면 최악"이라며 "선거제 퇴행을 위해 우리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야합하는 무리수를 두면, 총선 구도가 흔들리고, 국민의 정치혐오를 자극해서 투표율이 떨어지고 47개 비례대표 중 몇 석이 아니라 총선의 본판인 253개 지역구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김두관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일 의총을 한다고 하는데, 75명 연동형 비례제와 위성정당 방지 법안에 서명한 의원들의 결의를 무시하고 병립형 야합으로 쐐기를 박겠다고 한다"며 "병립형은 민주당의 배신이자 김대중·노무현 정신의 배신이며, 국민 배신자이자 역사적 퇴행"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당 지도부를 향한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이런 일을 민주당의 정체성을 지켜야 할 당 지도부가 앞장서고 있다는 것을 정말 믿을 수 없다"며 "지난 대선 운동 기간에 의원총회까지 열고 국회 계단 앞에 서서 선언까지 했던 정치개혁 약속이 어디 보통 약속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동안 수없이 반복된 말 바꾸기와는 차원이 다른 역사적 언약"이라면서 "국민을 바보로 여기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대국민 공약을 어기면서 총선에서 이기길 바라나"라고 물었다.

김 의원은 "병립형은 지는 제도"라면서 "병립형 야합을 하면 민주당은 분열할 것이고, 민주당이 분당되고 야당이 난립하면 수도권 박빙지역은 백전백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병립형 회귀 쪽에 무게를 싣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지난 대선 과정을 통해 여러 차례 국민들과 약속했던 방식(연동형 비례대표제)이 현실적으로 작동하기 좀 어렵다"며 "위성정당을 방지해 연동형 비례제를 하겠다고 저희가 약속했는데 현실적으로 위성정당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불가능하게 돼 있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마지막까지 협의 중이지만 국민의힘에선 전혀 협조할 생각이 없다. 연동형으로 간다면 국민의힘은 무조건 위성정당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며 "그런 속에서 과연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11일에도 한 정치 관련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은 무조건 병립형 비례제를 전제로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선거제는 수적 우위로 관철할 수 없는 만큼 병립형 논의도 하나의 옵션"이라고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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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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