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공관위원장직 요구'에 국민의힘 안팎 "실수지만 '주류 희생' 속뜻 봐야"

장예찬·윤희석·홍석준·김영우 등 계파, 지역 구분 없이 '당 주류 희생' 한목소리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당 주류 희생'을 실현하겠다며 공천관리위원장을 자청하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이를 거절해 양자 간 갈등이 절정으로 치달은 가운데, 여권에서는 인 위원장의 요구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혁신위가 제시한 '당 주류 희생'은 필요하다는 의견이 중론을 이루고 있다. 친윤-비윤 등 계파 구분이나 수도권-영남 등 지역에 따른 차이도 없었고, 특히 윤 대통령과 대변인·특보 등으로 인연을 맺었던 친윤계 인사들이 가세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친윤계인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1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인 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자청에 대해 "다소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는데 혁신안의 본질에 대해 조금 더 집중해 주시면 좋겠고 무엇보다 중진이나 이런 분들의 희생, 용퇴가 필요하다는 큰 흐름은 만들지 않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위가 충분히 긍정적인 흐름을 만들어 냈으면 이제는 정치의 시간으로 조금은 기다리고 인내할 필요도 있다"면서도 "많은 선배 정치인들이 고민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꼭 중진들뿐만 아니라 초선들도 당을 위한 선택이 무엇인지 깊은 고민 중일 것"이라고 당 주류 희생론에 힘을 실었다.

장 최고위원은 다만 혁신위 측에서 비대위 전환 가능성을 언급하며 김기현 지도부를 압박한 데 대해서는 "제가 감히 자부하기로 용산의 의중은 인요한 위원장보다는 제가 더 잘 알 것 같은데, 현재로서는 비대위에 대한 논의는 전혀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선을 그으며 "(한동훈·원희룡 장관에 대한 인 위원장의 언급은) 혁신위 활동이 종료된 이후에 내각의 '스타 장관'들이 선대위에 합류하거나 당에 돌아와서 새롭게 쇄신하는 분위기를 가져야 된다는 뜻 같다"고 의미를 한정했다.

역시 친윤계로 대구 달서갑 초선인 국민의힘 홍석준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인 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자청에 대해 "본인의 순수한 의도는 있다고는 하지만 너무 즉흥적으로 말씀하신 것은 당내에서 많은 우려를 사고 있다"면서도 "혁신위에서 제시한 통합, 희생, 미래 세 가지 키워드는 우리 당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요소"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다들 정도의 차이,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다들 공감하는 분위기"라며 "언제 불출마 내지 험지 출마하는 것이 나름대로 최대 효과를 이끌 것이냐 이런 문제에 대해 다들 고민하고 계시는 상황이다. 예를 들면 김기현 대표도 '밥을 급히 먹으면 체한다'는 그런 표현도 하셨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선캠프 대변인 출신인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인 위원장이 공관위원장을 하고 싶어서 (자청)했다기보다 당 중진 희생이 이뤄지지 않으니까 '내가 공관위원장이 돼 희생을 시켜주겠다' 이런 뜻으로 생각한다"며 "김 대표의 거절은 인 위원장이 공관위원장으로 본인을 추천해달라는 것에 대한 반박이지 인 위원장의 속 뜻, 희생과 헌신에 대한 답을 그런 식으로 했다고 보지 않는다"며 두 사람이 '당 주류 희생'에는 뜻을 같이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지역 3선 의원이지만 차기 총선에서는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인 위원장이 공관위원장을 달라고 한 맥락은 자기 일관성, 책임성 때문"이라며 "김 대표의 반응이 실망스럽다"고 했다. 하 의원은 "(김 대표가) 인 위원장이 자리 욕심이 있는 사람인 것처럼…(대했다)"며 "이것은 인격적 모욕"이라고 했다. 그는 "(인 위원장은) 국민들한테 혁신 공천이 되겠다고 생각하게끔 일종의 벼랑끝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김 대표가 '인요한 안'을 수용해야 대표로서의 생명이 더 길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기현 지도부를 겨냥해 "거의 '반혁신 갑질'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꼬집기도 했다.

비윤계이자 수도권에서 다선을 했던 김영우 전 의원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인 위원장이) 공관위원장 시켜달라고 했던 것은 모르겠다. 이렇게 겉으로 드러난 것은 정치사상 처음 아닌가 생각이 든다"면서도 "일단 혁신위원회의 방향은 맞았다. 영남, 다선, 중진 의원 험지 출마, 불출마, 그 다음에 징계 취소, 이런 건 맞았는데 디테일에 문제가 좀 있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그는 "혁신위 만들면서 인 위원장에게 '전권을 줬다. 삼고초려했다'고 한 다음에 혁신안을 제대로 받아들이는 게 없다. 지금 이에 대한 불만이 당 젊은 최고위원들(김병민·장예찬)에서부터 시작됐다"며 "이렇게 혁신하면 수도권 선거 안 된다. 이게 무슨 혁신을 하자는 것인가 하고 느낄 것"이라고 김기현 지도부를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김 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도 "조만간 원외 당협위원장들도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소식을 듣고 있다"며 "민심이다. 이게 시간이 갈수록 가시화되지 않을까"라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안철수 의원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인 위원장이) 얼마나 답답하면 그런 요구를 하셨겠나"라며 "(김 대표가) 지금이라도 혁신안을 전격적으로 수용하는, 문제가 있다면 조금 바꾸더라도 대폭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김 대표나 장제원 의원이 험지출마·불출마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그는 "정권 초기에 여러 지위와 권한을 갖고 중요한 결정을 해오신 분들은 그에 따른 책임도 있다"며 "그런 결정도 하실 수 있고, 저는 하시면 좋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11차 전체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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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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