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울산시장 선거개입' 유죄판결에 김기현 "배후 찾아야"

송철호·황운하·송병기·백원우 실형, 박형철 집유…宋·黃 "항소할 것"

문재인 정부 청와대와 울산시 고위공직자들이 2018년 지방선거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했다는 이른바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에 대해 법원이 관계자 다수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당시 상대후보였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재판 결과를 환영하며 "배후를 찾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른바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에 대한 29일 선고공판에서 송철호 전 울산시장,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이었던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등 3명에게 각각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백원우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징역 2년, 박형철 당시 반부패비서관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이번 1심 선고는 검찰이 2020년 1월 29일 공소를 제기한 뒤 약 3년 10개월 만에 나왔다.

법원은 "송 전 시장과 송 전 부시장은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의 비위를 황 의원에게 전달해 수사를 청탁한 점이 인정된다"며 "송 전 부시장은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송 전 시장은 그 정보를 황 의원에게 전달했고, 황 의원은 김 전 시장의 측근 수사를 진행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송 전 시장과 황 의원, 백 전 비서관, 박 전 비서관은 순차 공모해 차기 시장에 출마 예정인 김 전 시장의 측근을 수사하게 함으로써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했다"며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전부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법원은 실형을 선고받은 송 전 시장과 황 의원, 송 전 부시장과 백 전 비서관에 대해 "증거인멸이나 도망 우려는 없다고 봐 법정구속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송 전시장 경쟁자에 대해 경선 포기를 종용했다는 혐의를 받은 한병도 당시 정무수석에게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가 선고됐다.

김기현 "배후·몸통 실체 밝힐 것…文 수사해야"

당시 현직 울산시장이자 자유한국당 울산시장 후보로 2018년 선거에 나섰던 김기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헌정 사상 유례가 없는 헌법 파괴, 정치 테러에 대해 일부나마 실체가 밝혀진 것이 다행"이라며 "그러나 그 뒤에 숨겨져 있는 그 배후, 몸통을 찾아내 다시는 이런 헌정 파괴 행위가 생기지 않도록 발본색원해야 한다는 게 남아있는 과제"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저는 저의 모든 것을 던져서라도 이 배후·몸통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밝혀야 할 책임이 있다"며 "더 이상 늦기 전에 수사가 중단되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 임종석·조국 등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도 박정하 수석대변인 논평에서 "사필귀정"이라며 "이제 문 전 대통령이 답할 차례"라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민들의 시선은 이 모든 불법에 대한 최종 책임자, 문 전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며 "임종석 전 실장과 조국 전 장관 수사도 지금 바로 재개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송 전 시장, 황 의원 등은 법원 판결에 반발하며 항소할 뜻을 밝혔다. 송 전 시장은 이날 법원에서 취재진에게 "황 의원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특정인을 수사해 선거에 유리하도록 모의했다는 너무나 일방적인 주장을 (법원이) 그대로 수용했다"며 "향후 재판을 통해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황 의원은 언론에 보낸 입장문에서 "검찰 측의 일방적인 주장과 불리한 증거만 조합한 검찰의 표적수사에 꿰맞추기 판결을 한 재판부에 유감"이라며 "즉시 항소해 무죄를 반드시 입증할 것"이라고 했다. 황 의원은 "송철호의 청탁을 받거나 청와대의 하명을 받아 김기현 측근을 표적수사한 사실이 없다"며 당시 진행된 수사는 "김기현 측근의 부패혐의에 대해 수사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통상적인 절차에 의해 적법한 수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으로 기소된 송철호 전 울산시장과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3부(김미경 허경무 김정곤 부장판사)는 이날 선고공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송 전 시장에게 징역 3년, 이른바 '하명 수사'에 나선 혐의로 기소된 황 의원에게도 총 3년을 선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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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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