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경고' 저출산…미래의 유권자가 사라진다

[지방정치 오디세이 17] 총선 입지자들의 저출산 해법은?

대한민국의 저출산 문제는 어제와 오늘, 갑자기 불거진 문제가 절대 아니다.

멀리는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국가정책의 문제였으며 가깝게는 30년전 지방자치시대가 막을 올리면서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단체장들의 관심이 지역개발과 발전에만 몰두했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출산정책은 단기간에 성과가 나지 않는 장기정책이라는 점도 뒷전으로 밀린 결과이기도 하다.

▲1990년 이후 2022년까지 전북 출생아 수 추세 ⓒ프레시안

전북의 출생자는 1990년 2만3753명에서 2005년에는 1만5617명으로 1990년 대비 34.3%가 감소했다.

2013년 14555명에서 2022년에는 6912명으로 급기야 7000명 선까지 붕괴됐다.

1990년도와 비교하면 30여 년 만에 출생아 수가 무려 71%나 급감했다.

우리나라 2022년 합계 출산율은 0.78로 사상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고 전북도 0.82로 예외는 아니다.

전북연구원이 지난 2006년에 출산과 관련된 전라북도의 정책개발을 위해 저출산 원인에 대해 전문가 조사를 벌인 결과를 보면 아래의 표와 같다.

▲2006년에 출산과 관련된 전라북도의 정책개발을 위해 저출산 원인에 대해 전문가 조사를 벌인 결과 ⓒ전북연구원

2006년 당시에도 전문가 집단은 저출산 원인 가운데 가장 영향력이 크다고 본 것은 영유아보육비와 사교육비 등 자녀양육비용 부담였다.

다음이 여성이 일과 가정의 양립 곤란, 결혼, 출산연령측의 고용 및 소득불안정이 뒤를 이었다.

결과론적으로 원인 분석을 통해 정책 방향을 제시했지만 결과는 출생아 수를 늘리지 못하고 30년 전에 비해 오히려 크게 감소했다.

<프레시안전북본부>가 내년 4월 총선 입지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거의 유사한 답변이 나왔다.

"저출산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32명이 응답했다.

첫 번째로 응답자의 28.1%가 ’자녀 양육비 부담‘(교육비 포함)이라고 답했으며 ’직장 불안정 일자리 부족‘과 ’일과 가족의 양립 여건과 환경 미흡‘이 각각 25%로 같은 비율을 보였다. 주거비 부담은 6.3%였다

저출산의 원인을 30년 전에 전문가들이 진단한 것이나 내년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준비하는 입지자들이 진단하는 시각이 변함이 없었다.

모두 손 놓고 있었던 출산 정책

이같은 결과를 놓고 볼 때 이미 예견된 사회현상에 대해 구성원 모두가 손을 놓고 다른 곳에 정신을 쏟았으며 제대로 대비하지 않고 소홀했다는 비판에서 비켜나갈 수 없을 것이다.

다음으로 ’저출산으로 인한 사회적인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34명이 답했는데 55.9%가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지역경쟁력 약화‘를 꼽았다. 다음으로 23.5%가 ’생산인구 감소에 따른 세금 증가‘라고 답했으며 8.8%가 ’연금고갈에 따른 노후 불안‘이라고 응답했다.

저출산 고령화가 지역특화산업의 붕괴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는 그동안에도 속속 발표되고 있었다. 그런 점에서 전북의 저출산 현상은 이미 심각 수준을 넘었으며 그 위기감을 정치인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저출산 문제'는 미래의 유권자가 사라지게 되고 지역산업이 붕괴되며 지역 자체가 소멸되는 '블랙홀'이 된 지 오래다.

전북의 경우 14개 시군 중 김제·남원·무주·부안·순창·임실·장수·정읍·진안·고창 등 10개 시군이 인구감소지역, 익산이 관심지역으로 분류된다. 전주와 군산, 완주지역은 제외됐다.

그렇다면 대책은 없을까?

<프레시안전북본부>는 이어 총선 입지자들에게 ’사회복지를 위해 우선해야 할 정책‘은 무엇인지 물었다.

응답한 34명 가운데 압도적인 73.5%(25명)가 ‘출산, 보육지원’이라고 답했다.

노인복지확대 5.9%, 장애인복지확대 2.9%에 비하면 지금 당장 ‘출산,보육지원’이 얼마나 절실하고 필요한 정책인지를 엿볼 수 있다.

그렇다면 2023년 현재 전북 도내 자치단체들의 출산, 보육 지원정책은 충분할까?

김제는 800만 원, 전주는 30만 원

물론 출산장려금만으로 출산지원정책을 평가할 수 없겠지만 이마저 14개 시군마다 천차만별이다.

올 초 전북 도내 14개 시·군의 출산장려금 제도를 살펴보면 김제시는 첫째 아이를 낳을 경우 800만 원의 출산장려금을 지원하는 데 전주는 30만 원이다.

김제는 둘째 아이의 경우는 1300만 원으로 오르는 데 전주는 50만 원이다.

군산시는 지난해까지 첫째 출산 시 전주시와 비슷한 금액(30만 원)의 출산장려금을 지원해왔지만 올해 개편을 통해 첫째 100만 원, 둘째 200만 원으로 늘렸다.

비교적 아직까지 인구소멸지역으로 거론되지 않고 있는 도시지역이 출산장려금 지원에 짠 편인 셈이다.

그러나 지역마다 출산장려금마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도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저출산 대책

‘출산,보육지원정책’이 사회복지에서 우선해야 할 정책이라고 답한 전북의 총선 입지자들이 내년 총선에 당선돼 지자체와 함께 모든 일에 우선해 저출산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 부치고 적극 나서기를 기대해 본다.

그렇지 않으면 전북의 미래는 신기루처럼 곧 사라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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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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