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찾은 해병대 생존장병 어머니의 눈물 "사과 한마디 들은 적 없다"

민주당 "특검과 국정조사가 진실 여는 유일한 열쇠" 강조

"벌써 OO이(채 상병 본명)가…, 채 상병이 사망한 지도 4개월이 지났다. 제 아들도 정신병원에 한 달 동안 갇혀서 고생을 하고 나왔는데, 정작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책임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책임 뿐 아니라 사과조차도 한마디 들은 적이 없다."

고(故) 채모 상병 순직 사건 당시 함께 실종자 수색 작업에 투입됐던 생존 장병의 어머니가 20일 국회를 찾아 눈물 젖은 호소를 했다. 이 어머니는 "한번 더 무릎이라도 꿇고 조금이라도 더 관심 갖게 하고자 이 자리에 왔다"며 채 상병 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해병대원 순직 사건 국정조사 추진 관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시민단체 등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민주당 해병대원 사망사건 진상규명 TF' 소속 박주민 의원 생존 장병의 어머니, 군인권센터, 참여연대, 민변 등이 참석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고(故)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특검)과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의혹은 의혹대로 커지고 있지만 정부·여당은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사건 초기부터 당내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특별법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국민은 진실을 원하고 있다. 국민은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개입한 권력의 실체에 대해 의혹을 품고 있다"며 "특별검사(특검)와 국정조사가 진실을 여는 유일한 열쇠"라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특히 지난 6일 정부가 단행한 중장급 이하 군 장성인사에 대해 "윤석열 정권은 책임자들에게 면죄부를 넘어 무려 승진 인사를 냈다"고"아무리 들여다봐도 진실 은폐가 역력하다"고 비판했다. 최근 군 장성 인사에서,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계환(해사44기) 해병대사령관은 유임됐고 외압 의혹 관련 구설에 오른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육군 소장)은 중장으로 진급했다.

홍 원내대표는 "국정조사 실시 국민 청원은 86일 동안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고 국민 5만 명이 동의한 청원에 대한 여당의 외면 앞에 국회의원으로서 부끄럽다"며 "나라를 지키러 간 청년의 순직에 대한 진실을 밝히자는 게 왜 정쟁의 대상이 돼야 하는지 정부·여당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에서도 "증거와 정황들이 모두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사건 은폐, 축소 시도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특검법 처리는 물론 특검법 방해로 요구된 국정조사 실시에 즉각 응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박진희 당시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이 장관의 출장을 수행하면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에게 연락해 사건 축소를 주문했다"며 "해당 텔레그램 대화는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재판에 제출된 자료를 통해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국정조사에 부정적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 민주당이 추진하려는 국정조사가 여당과 정부를 향한 정치적 공세라는 주장이다. 홍익표 원내대표의 카운터파트인 윤재옥 원내대표는 지난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어제 의원총회에서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의혹, 방송 장악 시도 의혹,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 3건의 국정조사 요구 방침을 정했다"며 "이는 여당을 싸움판으로 끌어들여 국민이 정치 혐오를 갖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기현 대표도 같은 회의에서 "끊임없이 탄핵과 해임 겁박을 일삼고 정쟁형 국정 조사에 매달려 넌덜머리가 난다"며 "국가와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대통령 비난에만 집중하는 야당의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해병대원 순직사건 국정조사 추진관련 시민단체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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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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