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과 '메가시티'로 격론 김동연 "현격한 의견 차이, 이슈는 총선과 사라질 것"

1시간 회담 뒤 "서로 간 의견차이에 대한 이야기 나눴을 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유정복 인천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거듭 '김포시 서울 편입'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절차도 비전도 없는 총선용 정책이라는 것이다. 김 지사는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패러디해 "이 이슈는 총선과 함께 사라질 것"이라고도 했다.

김 지사는 1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1시간 동안 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열고 "메가시티에 대해서 서로 간에 아주 현격한 의견 차이를 확인했다"면서 "서로 간에 의견 차이에 대한 얘기만 나눴을 뿐이고 특별한 다른 진전은 없었다"고 회담 결과를 설명했다.

이날 세 단체장은 '메가시티' 문제를 놓고 격론을 펼쳤고 서로 극명하게 갈리는 입장만을 확인했다는 이야기다. 이들 단체장들의 회의는 이날이 다섯 번째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현재 여당에서 추진 중인 '김포시 서울 편입'을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경기·인천 단체장 회동 참석을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포시 서울 편입 특별법 발의

이렇듯 김동연 지사가 적극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 정부와 여당은 '김포시 서울 편입' 방안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은 김포시를 서울시에 편입하는 특별법을 발의하면서, '메가시티 서울'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한 입법 추진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경기도와 서울특별시 간 관할구역 변경에 관한 특별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이다.

'경기도 김포시'를 폐지하고 '서울시 김포구'를 설치하는 내용이 법안의 핵심이다. 시행일은 2025년 1월 1일로 부칙에 명시했다.

정부도 이에 발맞추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포시 서울 편입은 지방균형발전론에 반하는 게 아니라며 "이제껏 지방에 비해 정부 정책의 초점에서 크게 역점을 두지 않았던 수도권의 재배치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도권에 대한 행정구역 재배치를 통해 전체적으로 생산성을 올리는 것을 너무 부정적으로 보는 건 국가 전체적 생산성 제고 측면에서 조심해야 한다"며 김포 편입 문제에 대해 "지역주민 의사가 공식 표출되면 본격·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포시 서울 편입, 대한민국 30년에 역행"

반면,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김포시 서울 편입'은 절차도 내용도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 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 서울확장과 관련된 문제는 이제까지 대한민국이 30년 동안 가져왔던 국토균형발전과 지방 분권을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 될 것"이라며 "지금 이 정부는 모든 걸 거꾸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이날 여당에서 발표한 특별법 관련해서도 "도대체 주민 의견 수렴, 다시 말씀드리면 지방자치법에 의한 지방의회 의견도 수렴하지 않았고 또 주민투표법에 의한 주민투표 준비도 없었다. 아무런 비전과 내용도 없이 정치적으로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쇼를 하고 있다"며 "국민의 70%가 현실성 없는 정치 총선용이라고 한다. 이미 국민들의 심판이 끝난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아니라 총선과 함께 사라질 그럴 이슈"라며 "이와 같은 정치쇼나 사기극은 국민 여러분께서 두 눈을 부릅뜨시고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서 정확하게 보고 판단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김포의 서울편입은 어떠한 비전과 절차를 거쳤는가"

김 지사는 경기도에서 추진 중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절차도 내용도 시대를 따르는 정책임을 강조했다.

김 지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경기북부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발전과 성장을 위한 것"이라며 "경기북부를 발전시킬 비전과 정책을 제시했고, 만약에 그 계획대로 했을 경우, 대한민국 전체 성장률까지 올릴 수 있는 비전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절차적인 부분에서도 순서를 밟아오고 있음을 강조했다. 김 지사는 "그동안 주민의견을 수렴했고 도의회에서는 결의안을 여야 간 합의로 채택까지 했다"며 "마지막 단계로 중앙정부의 주민투표제 요청을 해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이어 "비전 제시부터 모든 절차, 의견 수렴을 다 거쳤다"면서 "김포의 서울편입은 어떠한 비전과 어떤 절차를 거쳤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지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그간 준비했던 모든 것들, 또 비전과 발전 방향을 봐서 빠른 시간 내에 추진돼야 한다"면서 "중앙정부에서도 주민투표의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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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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