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험지출마 요구 등을 놓고 친명-비명 간 계파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친명계에 속한 김두관 의원이 연일 이 대표와 지도부를 향한 쓴소리를 내놔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16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년 22대 총선 승리를 하기 위해서 모든 정당들이 지금 혁신경쟁을 하고 있다"며 "가진 것을 많이 내려놓아야만 가능하고, 선거에서 자기만 살겠다고, 자기만 당선되겠다고 고집하는 순간 당이 망한다"고 경고했다. 김 의원은 자신이 지난 5일 이 대표의 험지 출마를 촉구한 데 대해 "그런 측면에서 이 대표께 그렇게 제가 요구했던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계양 총선, 당 대표 선거, 그러고 지난번 사법리스크에 따른 방탄국회 과정에서 한 번도 이 대표가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은 비호감도가 매우 높다"고 직격탄을 쏘았다.
그는 "이번 지도부의 험지 출마에 대해서 여러 군데 여론조사에서도 '지도부가 앞장서야 한다', '장수가 앞장서야 한다'는 이야기를 국민들과 당원들이 지지한다"며 "이 대표께서 험지 출마든 (뭐든) 당의 승리를 위해서 결심을 할 걸로 보고, 또 결심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김 의원은 구체적인 출마 지역에 대해서는 "예를 들면 성남이나 대구, 안동을 포함해서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서 내가 어떤 역할이라도 하겠다는 정도의 메시지가 나와줘야 인요한·이준석 등 (여당과의) 혁신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것 같다"며 "우리가 주도해야 하는데, 지금은 인요한 혁신위나 이준석 신당 쪽에서 이니셔티브를 쥐고 있으니 제1당으로서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아무래도 당 지도부가 솔선수범해야만 따를 수 있다"며 "이 대표가 이렇게 결심을 하면 친명계도 결심할 것이고, 비명계도 따라오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이 대표가 그렇게 결심하는 것 자체가 총선 승리의 최대 전략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 대표께서 큰 결심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재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전날 친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이 비명계의 이 대표 험지출마 요구에 대해 "말이 되는 소리냐", "대표를 그냥 안동에 가둬두는 것"이라고 강력 반발한 데 대해서도 "패배주의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정 의원께서 '안동으로 가라는 것은 죽으러 가라는 것'이라고 해석을 하던데, 저는 험지에 가서 죽으라는 게 아니라 그런 사즉생의 각오로 하면 당도 살고 본인도 살 수 있다"며 "이 대표 정도 되면 '안동에 잡혀 있을 것이다', '어려울 것이다' 이렇게 수세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패배주의 같다. 어디를 가든지 이 대표가 국회의원 안 되겠나?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정 의원 등 친명계가 비명계를 향해 "민주당 국회의원이 165명인데 5% 정도 되는 의원들", "강성 지지자들이 왜 비판하는지를 본인들도 한번 돌아봤으면 좋겠다"고 날을 세우고 있는 데 대해서도 결이 다른 반응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이날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 등이 '원칙과 상식' 당내 모임을 출범시키며 탈당도 불사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이 문제도 사실은 이 대표 하기 나름"이라며 "비명계를 끌어안겠다고 결심하면, 같이 가겠다고 하면 탈당이나 이런 일이 없을 것이고, 친명 일색으로 지도부를 짜고 지금 흐름으로 가면 다른 결심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 대표가 조응천·이원욱·김종민·윤영찬 의원 등과 험지 출마를 비롯해서 총선 전략을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일부에서는 '비명계가 자발적으로 나가줬으면 좋겠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비명계가 나간 자리를 소위 '친명 친위대'가 포진을 하지 않겠나. 그러면 총선에서 저는 폭망한다고 생각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 대표가 인재위원장을 책임지고 맡은 것은 괜찮지만, 총선기획단은 사무총장이 할 수도 있지만 중립적 인사를 발탁한다든지 여러 가지 방안들이 있다"며 "사실 여러 가지 인선이나 흐름으로 봤을 때 비명계 입장에서 보면 '친명 일색으로 쭉 가고 있다'고 느끼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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