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방통위 소송 무리" vs 이동관 "지적이 무리"

李 "재항고 검토"…허은아, 원안위에 "오염수 대응이 日 위한 거냐" 일침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방송 장악'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문화방송(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의 권태선 이사장 해임 처분과 관련,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권 이사장에 대한 해임 처분이 법원에서 집행정지된 데 대해 "재항고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1일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위해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방통위에서 권 이사장 해임처분 집행정지가 부당하다면서 법원에 항고를 신청했는데 어제 기각당했다"고 지적하자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방통위의 주장을 법원에서 당연히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며 "(법원 결정이라는) 결과에 대해서 방통위원장께서 책임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좀 무리 같다. 마음이 어떠냐"고 물었다.

이 위원장은 이에 "법원 판단을 존중한다. 그러나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아직도 많다"며 "그래서 재항고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오늘은 또 김기중 방문진 이사 해임처분 집행정지 신청도 법원에서 인용됐다"며 "이 정권의 비상식적인 판단으로 방통위가 막대한 국민 혈세를 들여서 소송비용을 대고 있다. 권태선 이사장 소송비에만 방통위 예산이 얼마 들었느냐"고 따졌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너무 무리하게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이 위원장은 이에 "그건 좀 무리한 지적 같다"고 반발했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지금 방통위가 2명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느냐"며 "(공석인 위원) 3사람 월급은 어떻게 되나? 그것으로 지금 권태선 이사장 소송비용을 쓰느냐"고 비꼬았다. 이 위원장은 "그것을 그렇게 전용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이 위원장이 공석인 방통위원 3인 임명 문제와 관련 "제가 알기로는 지금 여야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하자 고 의원은 "여야 협상이 아니라 국회에서 의결해서 넘겼는데 대통령께서 최민희 후보에 대해서 임명을 안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 위원장은 고 의원이 "최민희 위원 임명을 빨리 해달라고 대통령께 건의드리겠느냐"고 하자 "그건 아니다"라며 "국회 추천 몫 3명이 올라오면 패키지로 처리하는 쪽으로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이에 야당 의석에서 "우리 야당하고요?"라고 황당하다는 듯 되묻는 반응이 나왔다. 고 의원이 "야당하고 패키지로 하기로? 그건 사실이냐?", "야당 누구와 논의를 했다는 거냐?"고 묻자 이 위원장은 "저희 지도부 쪽에서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저희 지도부'가 누구냐는 재질문에 그는 "여당 지도부"라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이같은 공세에 맞서 이 위원장을 엄호했다.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은 "최민희 후보는 후보 적격성 여부를 법제처에서 심사하고 있는 것 아니냐. 심사가 끝났느냐"고 물어 이 위원장으로부터 "끝나지 않았다"는 답을 끌어냈다.

이 위원장은 "추천된 경위부터 (야당이) 단독으로 의결을 해서 추천을 했고, 이해충돌 문제니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저희들이 문제를 제기해서 적격성에, 자격에 문제가 있다고 방통위에서 법제처에 심의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권태선·김기중 등 방문진 이사진에 대한 소송 비용을 야당이 지적한 데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고대영 KBS 사장이나 강규형 이사 관련 소송 비용을 개인이 부담했나, 아니면 KBS가 부담했나"라고 반격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대응 관련 원자력안전위원회 소관 예산에 대해 정부 비판적 관점에서 질의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허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예산이 44억 6400만 원 편성됐는데, 원안위가 평가할 때 적정 금액인가"라고 물었다. 유국희 원안위원장이 "국가재정을 고려하면서 부족하지 않게 담았다고 생각한다"고 답하자 허 의원은 "해양 방사능감시기도 확대해야 하고 범부처TF 대응도 해야 하는데 5명이 하고 있지 않느냐. 지금 하고 있는 게 일본을 위한 거냐, 우리 국민을 위한 거냐. '우리 잘못이 아니니까 (원안위) 예산을 깎아라'라는 말을 듣고 있다는 게 사실이냐"고 따졌다.

유 위원장은 "예산으로 보면 해역 감시 모니터링(이 대부분)이지만, 과학적·기술적으로 방류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있느냐 확인검토하는 역할을 (원안위가) 해야 한다"며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했다. '위에서 원안위 예산을 깎으라고 한다는 게 사실이냐'는 질문에는 "그렇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허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좀 깊이 개입을 하게 되면 책임 부처가 될까 봐 (원안위가) 부담스러워하는 건 아나냐"고도 했다. 유 위원장은 "그렇지는 않다"고 답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예산안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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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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