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 도전 하태경, 부산 그 자리엔 '尹대통령 친구' 등 하마평

석동현·박성훈 등 해운대갑 출마설…다른 중진 의원도 '수도권 차출' 압박 받을까

부산 해운대갑 3선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서울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수도권 차출'을 명분 삼아 여당 중진 의원들이 포진한 텃밭 지역구가 '대통령의 사람들'로 채워지는 물갈이 움직임의 신호탄일지 주목된다.

하 의원은 지난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4년 총선은 해운대가 아닌 서울에서 도전하겠다"며 "수도권 승리에 밀알이 되고자 하는 충심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하 의원은 이어 "이것이 제 정치소신이다. 저는 재선의원 시절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연임금지 법안을 공동발의했다"며 "3선을 지낸 해운대에서 기득권을 포기하고 젊은 인재들이 들어와 당내에 건강한 혈액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제가 바라는 정치"라고 했다.

하 의원은 회견 뒤 기자들이 불출마 선언의 결정적 계기를 재차 묻자 "평소에 그런 생각도 하고 있었고, 한 달 전쯤에 당에서 요청도 있었다"며 "그때는 제가 안 한다고 했다. 또 (외부로) 흘러나갈 수 있지 않나. 어제 저녁에 당에 이야기했다"고 답했다.

'어느 지역구에 나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하 의원은 "서울로만 결정했고 어디일지는 구체적으로 고민 안 했다"며 "상의를 계속하겠다. 당이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가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하 의원은 'PK 지역의 다른 의원도 수도권에 나가야 한다고 보나'라는 질문에는 "개인적 결단의 문제라 훈수 두는 것은 오지랖이라고 생각해서 제 문제만 말씀드리고 그분들께 맡기고 존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 의원의 서울 출마 선언에 대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8일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유세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서울 쪽에서 당에서 지정하는 곳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을 매우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중진 의원의 수도권 차출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우리는 오로지 여기(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관심이 있다"고 답을 피했다.

정치권에서는 하 의원의 서울 출마 선언을 계기로 수도권 밖 여당 중진 의원들의 수도권 차출 압박이 강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영남권 3선 이상 여당 중진 의원은 16명이다. 여기에는 하 의원의 서울 출마를 "살신성인"이라고 치켜세운 김 대표(울산 남을, 4선)를 비롯 윤재옥 원내대표(대구 달서을, 3선), 박대출 정책위의장(경남 진주갑, 3선) 등 당 지도부와 '윤핵관'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 3선)도 포함돼있다.

영남권 밖에서는 정우택(충북 청주·상당, 5선),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5선), 권성동(강원 강릉, 4선), 이명수(충남 아산갑, 4선),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4선), 이종배(충북 충주, 3선), 한기호(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 3선) 의원 등이 수도권 차출이 가능한 3선 이상 중진에 속한다.

중진 의원들이 나간 자리가 '대통령의 사람들'로 채워질지도 주목된다. 당장 하 의원이 자리를 비운 부산 해운대갑만 해도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동기인 석동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 출신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 등이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충남 홍성·예산 출마설도 있다.

이런 가운데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8일 소통채널 '청년의꿈'에서 한 시민이 "부산 해운대갑에서 3선을 한 하 의원이 사정이야 어찌됐건 서울로 지역구를 옮긴다고 한다. 좋아 보인다"고 하자 "선당후사라기보다는 제 살길 찾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 지난 5월 3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하태경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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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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