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이재명 별안간 단식, 검찰에 위기 느껴서 아닌가"

"구속 면하면 친명계가 완전히 헤게모니 장악…국민의힘엔 그게 편할 것"

정치권 원로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6일 법원 영장심사 및 지난 단식농성 과정을 놓고 "이 대표가 별안간 단식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 직전에 검찰 조사를 받고 나왔지 않느냐"며 "검찰이 상당한 증거를 제시했던 것 아닌가. 그러니까 이 대표가 어떤 위기를 느껴서, 단식이라는 극한투쟁이 아니고서는 자기를 지킬 수 없다고 봤기 때문에 바로 단식에 들어간 거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봤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지난 단식농성에 대해 "명분도 잃고 실리도 잃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많다"고 평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 전 장관은 과거 현역 정치인 시절 '보수의 책사'로 불렸지만,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지지연설을 했던 인물이다.

윤 전 장관은 영장심사 결과에 따라 민주당에 예상되는 상황에 대해 "(이 대표가) 구속이 된다면 이른바 비명계라는 분들이 명분을 얻고, 그렇다고 또 친명계가 호락호락 양보할 리도 없으니까 결국 갈등이 한동안 더 격화되지 않겠느냐"며 반면 "구속을 면하게 되면 친명계가 완전히 헤게모니를 완전히 장악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라고 짚었다.

그는 '민주당은 위기나 갈등이 계속될까, 아니면 총선을 앞두고 봉합되거나 기회가 나타날까'라는 라디오 진행자의 질문에 "그건 적부심(영장심사)을 봐야죠"라고 답했다.

윤 전 장관은 이 사태가 국민의힘에 미칠 여파에 대해선 "만약 이 대표가 구속된다면 이게 총선에 유리하겠느냐 판단을 할 것"이라며 "오히려 이 대표가 그냥 어떤 형태로든지 당 대표의 위치를 지키든 영향력을 행사하든 그래야 어떤 의미에서는 지금 여당이 선거 치르기가 더 편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구체적 타깃이 정해지고 그 타깃이 공격할 수 있는 요소가 많으면 여당으로서는 그게 선거 치르기가 더 좋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지금 상황은 좀 곤혹스러울 것"이라고 봤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내놨다. 특히 이번 개각에 대해 "신원식 장관 후보자의 평소 언행을 제가 건너편에서 봤는데 그 분은 좀 상식적이지 않은 것 같다. 국민적인 상식하고는 좀 거리가 있어 보인다는 생각은 저도 들더라"고 했다.

그는 '그런데도 임명을 강행할까?'라는 질문에 "하지 않겠나? 윤 대통령이 그 뜻을 굽힌 일이 있느냐"며 "그것(신 후보자의 평소 언행)을 몰라서 후보로 정했을까? 어떻게 보면 그 점을 오히려 높이 산 것 아닌가?"라고 비꼬았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고착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를 타개할 방안이 있겠느냐고 묻자 윤 전 장관은 "방법이야 많겠는데 본인이 찾을 생각을 안 하는 거 아닌가"라고 일침을 가헀다.

그는 "진지하게 '왜 국민적 지지도가 이렇게 낮은가' 고민하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인데 그런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 같지 않다"며 "이게 단임제 대통령 제도의 폐해다. 다시 출마할 게 아니기 때문에 '내가 국민들한테 다시 표 달라고 이야기할 일 없다, 내 소신껏 하고 나간다' 하는 생각을 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국회에서 제1야당 대표 체포동의안과 한덕수 총리 해임건의안, 검사 탄핵소추안 가결 등 헌정 사상 초유의 일들 잇달아 일어난 데 대해서는 "정치의 실종"이라며 "옛날 같으면 이런 안건들이 여야 간 영수회담을 통하든 아니면 원내대표 간 타협을 통하든 어떤 절충을 통해서 해결될 일인데, 여야 간에 이걸 의논하는 회담 한 번 열린 일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권 원로로서 "과연 우리가 지금 의회 민주주의를 하는 나라인지 스스로 한번 물어봐야 되는 거 아니냐, 그런 생각까지 든다"고 질타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자료사진).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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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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