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4일 만에 결국 '빈 손' 단식 중단

체포동의안 가결 이틀 후 중단 선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단식 중단을 선언했다. 정부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 표명, 민주주의 파괴 사과 등을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한 지 24일 만이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표는 단식투쟁 24일차인 오늘(23일)부로 단식을 중단하고 본격적인 회복치료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당분간 현재 입원한 병원에서 치료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의료진과 협의해 법원 출석 등 일시적인 외부일정을 소화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단식 중단 결정의 배경에 대해 "의료진은 오늘 이 대표에게 즉각적인 단식중단을 강력히 권고했다"며 "더 이상의 단식은 환자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의료진의 소견"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어제(22일) 당무위는 단식중단 요청을 의결했고, 각계의 단식중단 요청 역시 잇따르고 있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9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녹색병원을 방문해 단식 중단을 설득했을 때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날 밤 최고위원들의 설득과 같은날 오전 당 중진 의원들의 요청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 대표의 단식투쟁 기간 동안 대통령실과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를 외면하는 자세로 일관했다. 여당은 오히려 '방탄 단식'이라며 조롱조의 반응이었고, 대통령실은 직접적 언급조차 피하며 사실상 무시했다.

당연히 이 대표의 3대 단식 요구조건이었던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 표명,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대통령 사과, 국정쇄신 및 전면개각에 대해서는 수용은커녕 진지한 대화나 협상조차 오간 바 없었다.

게다가 단식 중 병원으로 이송됐음에도 검찰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대해 영장 청구를 강행했고, 단식 입원 중인 당 대표에 대해 당내 동정 여론이 일 법도 했으나 오히려 30표가량 대거 '반란표'가 나오며 국회 본회의에서는 체포동의안까지 가결됐다.

이처럼 당 밖에서도 안에서도 호응과 이해를 얻지 못한 가운데 단식을 중단한 이 대표는 건강을 추스르면서 오는 26일 영장실질심사 준비에 일단 집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전날 체포동의안 가결 후 처음 낸 입장문에서 "이재명을 넘어 민주당과 민주주의를, 국민과 나라를 지켜달라"며 "더 개혁적인 민주당, 더 유능한 민주당, 더 민주적인 민주당이 될 수 있도록 사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당 일각의 대표직 사임 요구를 일축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왔다.

▲지난 21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찾은 박광온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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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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