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말이산 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별자리·봉황장식 금동관·상형도기·말갑옷 등 다수 보물급 출토

경남 함안군은 지난 17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제45차 세계유산회의에서 ‘함안 말이산 고분군’을 비롯한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가 최종 결정됐다고 밝혔다.

‘가야고분군’은 1995년 석굴암‧불국사와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가 대한민국의 세계유산으로 처음 등재된 이후 16번째 우리나라의 세계유산이 됐다. 이는 지난 2013년 잠정 목록에 등재된 이후 약 10년 만이다.

함안의 말이산 고분군은 가야고분군 중 가장 오랜 기간 조영된 고분군으로 가야전기와 후기 모습을 모두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고분군으로 세계유산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함안의 말이산 13호분 발굴조사에서 가야의 별자리가 확인돼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 말이산 고분군이 아라가야의 왕릉임을 증명하듯 고분군 북서쪽 1km 지점에서 아라가야의 왕성지(함안 가야리 유적)가 확인됐다.

▲경남 함안군 '말이산 고분군' 모습. ⓒ함안군

아라가야 왕성지는 둘레 2.4km의 정교하게 쌓은 토성으로 발견된 지 1년 6개월 만인 2019년 10월 국가사적으로 지정됐고 규모는 한성백제의 전성기 성곽인 몽촌토성에 필적하는 것으로 가야 전체를 통틀어 최대이다.

2019년에는 봉황장식 금동관과 보물로 지정된 상형도기 5점이 한꺼번에 출토돼 1500년 전 아라가야의 찬란한 문명을 확인했고, 2021년에는 가야고분군에서 처음으로 중국 남조의 청자그릇이 출토돼 아라가야의 국제성을 보여주며 다시 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세계유산 등재 과정에서 함안의 말이산 고분군에서 출토된 별자리와 봉황장식 금동관, 상형도기, 중국 남조 연꽃무늬 청자그릇은 가야문화의 우수성과 국제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서 세계유산 등재에 크게 기여했다.

최근에는 고분군에서 출토된 토기를 만들었던 집단생산 유적도 확인됐다. 말이산 고분군에서 북쪽으로 약 6km 지점 남강과 접한 곳에 위치한 아라가야 토기생산 유적은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집단 토기생산시설로 4~5세기 무렵 만들어진 22개소의 토기요지가 확인됐다.

국내 고대 산업시설로는 최대 규모이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토기는 4~5세기 무렵 한반도 전체는 물론 일본까지 전해져 일본 스에끼 생산의 원류가 됐다.

함안군은 이번 유네스코 등재로 오는 10월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함안박물관·말이산고분군·아라길 일원에서 열리는 아라가야 문화제를 시작으로, 10월 20일부터 20일간 가야고분군 중 처음으로 ‘말이산 고분군 세계유산 미디어아트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10월 27일에는 아라가야 학술 심포지엄, 11월 4일에는 말이산 고분군별 축제를 열어 연말까지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홍보와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11월 중에는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기념식을 개최해 가야문화의 미래 비전을 열어갈 계획이다.

조근제 함안군수는 “아라가야 왕도의 모습을 고이 간직한 함안을 이제는 세계유산 도시로서 세계인이 방문하는 명실상부 ‘가야문화 수도’로 탈바꿈해 가야 문명의 부흥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 세계유산 등재와 축하 행사 관련 문의는 함안군 문화 유산관광담당관 가야사담당(055-580-2562~6)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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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현

경남취재본부 임성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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