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홍수로 사망자 1만 명 넘어…수색 진행 중이라 사망자 더 늘어날 듯

BBC "2020년 이후 3년 동안 교전…사회 기반 시설 무너지고 물가 오르고 의약품 부족한 상태"

리비아 동부 해안도시 데르나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지금까지 1만 13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리비아 내 불안정한 정치 상황이 피해를 더 키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6일(현지시각) 미국 방송 <CNN>은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데르나 외곽에서 170명이 추가로 사망했다며 이날 기준으로 사망자가 최소 1만 1300명에 달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실종자는 최소 1만 100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은 이 보고서에 "생존자를 찾기 위해 수색구조대원들이 부단히 노력하고 있어 이 수치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향후 사망자와 실종자 수가 더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가능한 대목이다.

데르나는 홍수가 나기 전 약 10만 명이 거주하고 있던 지역이다. 유엔은 데르나에서만 최소 3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집계하고 있다.

보고서는 데르나뿐만 아니라 리비아 전역에서 홍수에 노출된 어린이들이 콜레라, 영양실조, 설사 및 탈수의 위험이 높아졌다면서 "(어린이들에 대한) 폭력과 착취의 위험이 증가"했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여전히 정치세력 간 대립이 진행되고 있는 리비아 상황이 추가적인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보고서는 "수천 명의 실향민들이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홍수로 인해 지뢰와 잔여 폭탄(ERW)이 이동하고 있다"며 "수년 간의 분쟁으로 남겨진 지뢰와 폭발물에 노출될 위험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 홍수로 인해 리비아 데르나 시가 초토화된 가운데 16일(현지시각) 건물 잔해들이 아직 수습되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 ⓒAFP=연합뉴스

리비아는 지난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가 아랍의 봄 혁명 및 서방 세력에 의해 축출된 이후 통합 정부를 수립하지 못하고 동서 양측으로 갈라져 있는 상태다. 서부는 국제사회가 인정한 트리폴리 통합정부(GNU)가 통치하고 있고 데르나를 비롯해 홍수 피해를 입은 곳은 리비아 국민군(LNA)이 장악하고 있다.

영국 방송 <BBC>는 이러한 상황이 자연재해에 대한 대처 및 이후 수습 과정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부 지역 도시인 투르부크 지역의 비상대책위원인 히샴 치쿠아트는 16일 BBC <뉴스아워>와 인터뷰에서 데르나에서 홍수로 인해 파괴된 댐 중 하나가 방치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우리는 이 상황을 처리하고 있지만 완전히 능력을 갖추지는 못하고 있다"며 "붕괴된 댐이 (기능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은 현지에서 발생하고 있는 교전으로 인해 2020년부터 3년 동안 교전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수십만 명이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전했다. 또 사회 기반 시설은 상당 부분 무너졌고 물가는 올랐으며 의약품은 부족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홍수 이후 상황을 수습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방송은 "리비아에 지원을 보내려는 국가들은 두 정부와 협상하는데 문제가 있어 왔다"고 보도했다.

다만 방송은 "공동의 노력은 드물지만, 전례가 없는 일은 아니다. 지난 7월, 리비아 정부는 석유 수입 공유를 감독할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하며 이번에도 수습을 위한 공동 대응이 실행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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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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