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태영호 항의방문에 홍범도 빗대 "한때 공산당 의원도 시키면서…"

太, 단식중인 李 찾아 '쓰레기' 발언 의원 출당 요구…李는 묵묵부답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8일째 단식 농성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저를 향해 '북한에서 쓰레기가 왔다'고 한 박영순을 당에서 출당시키고 국회의원 자격을 박탈하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태 의원에게는 직접 입장을 밝히지 않고, 다만 주변에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사건에 빗대어 "(국민의힘은) 한때 공산당이었던 사람을 국회의원까지 시키면서 한때 공산당이었다고 파묘를 하느냐"고 했다.

태 의원은 7일 국회 본청 앞에 마련된 이 대표 단식 농성장을 찾아갔다. 전날 대정부질문 당시 민주당 의원들이 자신을 향해 야유한 데 대해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김승원‧김원이‧신정훈 등 민주당 의원들은 예고 없이 농성장을 방문한 태 의원을 저지했다. 태 의원은 "만나겠다는데 왜 그러냐. 손 대지 말라"고 했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이 "나에게 이야기하라"고 했으나 태 의원은 "내가 전달하겠다"고 말하며 결국 농성장에 진입했다.

이 대표 앞에 자리를 잡고 앉은 태 의원은 "대표님께서 단식해서 보고받았는지 모르겠는데"라며 말을 꺼냈다. 이 대표는 "짧게"라고 했다. 이에 태 의원은 "제가 웬만하면 넘어가겠는데, '빨갱이' '북한에서 온 쓰레기' '공산당 부역자' 이런 말이 국회, 그것도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할 말이냐"고 따졌다.

그는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정치적 호재로 활용하는 정치 세력은 사실상 북한 노동당, 중국 공산당, 대한민국 민주당뿐"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은 "북한에서 쓰레기가 왔다", "빨갱이", "부역자"라며 거칠게 비난했다.

태 의원은 자신을 향해 이와 같은 발언을 한 인사로 박영순 민주당 의원을 지목하며, "박영순 의원은 가만두면 안 된다. 당에서 출당시키고, 국회의원직을 (이 대표가) 책임지고 박탈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눈을 감은 채로 태 의원의 항의 내용을 들었다.

태 의원이 계속 박 의원의 출당을 요구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결국 태 의원을 농성장 밖으로 끌어냈다. 이 대표는 "본인은 엄청 억울했던가 보지"라고 했다.

태 의원이 떠나고 난 뒤 이 대표 옆에 앉아있던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저런 사람을 공천한 국민의힘이 문제다. 누구를 공천해도 찍는 이 풍토도 문제고"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어이 없다는 듯 웃으며 "한때 공산당이었던 사람을 국회의원까지 시키면서 한때 공산당이었다고 파묘를 하나"고 말했다. 정부가 홍범도 장군의 공산당 전력을 들어 흉상 철거 계획을 밝힌 데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한편 이날 8일차를 맞은 단식농성을 중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태 의원에 앞서 농성장을 찾아 단식을 만류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에게 "정치가 아니라 전쟁을 하는 정부를 합리적인 논쟁으로 막을 수 없기에 단식을 중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단식 투쟁 중인 국회 앞 천막에서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을 만나고 있다. 태 의원은 본회의장 야당 의원들의 발언에 항의하기 위해 이재명 대표를 찾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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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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