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수교 국가 과테말라 대선에서 친 중국 후보 당선

풀뿌리운동 아레발로 후보, 결선 투표 승리…선거 과정 혼란 잠재울지 주목

중남미의 대만 수교국인 과테말라에서 중국과 관계를 중시하는 좌파 성향의 인사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20일(현지시각) 미국 방송 <CNN>과 카타르 방송 <알자지라>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과테말라 대통령 결선 투표에서 개표가 98% 진행된 가운데 풀뿌리운동의 베르나르도 아레발로 후보가 58%를 득표, 36% 득표에 그친 국민통합(USE) 산드라 토레스 후보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고 선거법원(TSE)의 블랑카 알파로 판사는 풀뿌리운동의 아레발로 후보가 "사실상의 승자"라며 국가의 정치적 분열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는 즉각적인 전국 대화를 촉구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알레한드로 잠마테이 현 대통령은 SNS 서비스인 'X'(예전 트위터)에서 알레발로 후보의 당선을 축하한다며 결과가 인증된 다음날 질서 있는 전환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 20일(현지시각) 진행된 과테말라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풀뿌리운동의 베르나르도 아레발로 후보가 승리했다. 사진은 아레발로 후보가 투표를 하는 모습. ⓒEPA=연합뉴스

과테말라 대선이 아레발로 후보의 승리로 끝나면서 선거를 둘러싸고 혼란을 빚었던 과테말라의 정국이 안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 6월 25일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 여론조사 지지율 3% 안팎에 머물던 아레발로 후보는 11.88%를 득표하며 깜짝 2위에 올랐다. 이에 우파 후보들을 중심으로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다.

여기에 무효표 및 백지표가 1위인 토레스 후보 득표율 15.66%를 훌쩍 넘는 24%로 집계되면서 우파 계열 9개 정당에서는 개표를 다시하거나 재투표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지난달 1일 과테말라 헌법재판소는 최고 선거법원(TSE)에 개표 결과 공식화를 중지하라는 명령을 내렸는데, 여기에 미국과 유럽연합 등은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미국과 유럽연합 등에서 이같은 우려가 나오게 된 이유는 선거운동 기간 중 석연치 않은 이유로 후보 자격을 박탈당하는 경우가 수 차례 발생하는 등 선거 과정에서 비민주적인 모습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 여론조사로 지지율 1위였던 카를로스 피네다 후보가 피선거권 자격을 박탈당하면서 과테말라 내 여론이 상당히 악화됐다. 대선 1차 투표에서 무효 및 백지표가 1위를 차지한 이유도 피네다 후보가 그의 지지자들과 함께 무효표 찍기 운동을 벌였기 때문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한편 아레발로 후보가 최종 결선에서 승리한 것은 현 정부를 중심으로 기존 정치에 불만이 많았던 이들의 지지가 모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CNN>은 과테말라 정부가 선거 과정에서 "반부패 목소리를 낸 야당 후보들의 자격을 박탈하고 인권 단체와 서방 국가들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방송은 "민주적 역주행에 대한 두려움이 팽배했던 선거에 전직 외교관(아레발로)이 활기를 불어 넣으며 놀라운 승리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아레발로 당선인은 1958년 10월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태어났는데 1945년 대통령에 취임한 아버지에 이어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됐다.

그의 아버지인 후안 호세 아레발로 베르메호 전 대통령은 1945년부터 51년까지 재임했는데, 과테말라 혁명 이후 처음으로 선거에 의해 당선된 좌파 성향의 대통령이었다.

대통령 집권 기간에 미국 정부의 지원으로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에 의해 쫓겨나 망명생활을 하게 됐고, 우루과이에서 머물던 중 아레발로 당선인이 태어났다.

아레발로 당선인은 외교부 공무원으로 공직에 입문했으며 2017년 중도 좌파 계열인 '풀뿌리운동' 정당의 창당 멤버로 활동했다. 이후 2020년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지난해부터 당 대표직을 맡고 있다.

그는 당선될 경우 중국과 더 긴밀한 관계를 추구할 것이라며 "상호 존중의 입장 하에 중국, 대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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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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