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잼버리 아닌 세계적 걱정거리 됐다. 축제 아닌 생존게임"

국민의힘 "문재인 정부 때 잼버리 유치 확정" vs 민주당 "개최지 정한 것은 박근혜 정부"

여야가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의 난맥상을 두고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현 정부 책임론이 제기된 데 대해 국민의힘에서 '잼버리 유치가 결정된 건 문재인 정부 때'라고 반격하자, 야당에서는 '개최지를 새만금으로 정한 것은 박근혜 정부'라고 재반박하며 책임소재 공방으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야당의 정부 비판에는 여름휴가에서 복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선봉에 섰다. 이 대표는 7일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잼버리 대회에 대해 "축제가 아니라 생존게임이 된 것 같다. 잼버리가 아니라 세계적 걱정거리 대회가 된 것 같다"며 "동계·하계올림픽,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대한민국이 어쩌다 세계인의 조롱거리가 됐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폭염을 예상했고 이 문제를 많은 분이 지적했다. 대책을 세웠어야 하는데 문제가 발생하니 남 탓을 하고 있다"며 "각국 대표단의 조기 퇴영이 잇따르고 성범죄 의혹까지 제기됐는데 사건 축소에만 급급하다"고 정부를 겨냥했다. 이 대표는 "잼버리는 박근혜 정부를 비롯 역대 정부가 추진한 국제행사"라고 박근혜 정부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남 탓, 전임정부 탓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남 탓이 우리나라에는 통할지 모르지만 세계에는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실효적 대안을 만들어 집행하기 바란다"며 "국격이 더이상 추락하지 않도록 총력을 다해야 한다. 컨트롤타워를 조속하게 실질적으로 구성하고 남은 일주일이라도 잼버리를 잘 진행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새만금 소재지인 전북 부안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이원택 의원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개최지를 정한 것은 박근혜 정부 시절"이라며 "그늘막을 설치한다든가 냉풍 장치를 준다든가 생수를 공급한다든가 에어컨 설비를 한다든가 이런 것은 충분히 윤석열 정부에서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때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최재성 전 의원도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왜 대통령실 책임이냐, 평창올림픽 때도 마찬가지였다. 국가 지원 행사 혹은 지자체에서 100% 하는 행사라더라도 매일 보고를 받는다"며 "1, 2년 전부터 매일 보고받고 특히 대회에 임박해서는 청와대가 분주하다. (평창올림픽) 개막식에서 영하 15도 정도 예측되는데 역대 최고 강추위 속에서 오픈 된 데(야외)에서 개막식을 하니까 청와대에서 수십 차례 회의를 했다"고 2018년 평창 올림픽 당시 사례를 언급했다.

최 전 수석은 "그런데 1년 3개월 동안 아무것도 몰랐다? 그리고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주무부처 장관인 여가부 장관이 걱정하지 마라, 다 대책하고 있다, 이랬는데 전 정부 탓이다?"라며 "망하라고 팔짱 끼고 심지어는 완벽하게 폭염, 태풍까지 다 비하고 있다는 게 거짓말이었다는 이야기밖에 안 된다. 그래서 대통령실 책임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 문재인 정부에서 37%의 관련 시설 공정률로 넘겼다는 거 아니냐. 그러면 1년 3개월이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었던 민주당 윤영찬 의원도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희 정부가 2017년 5월에 시작햇는데 그때가 평창 동계올림픽 9개월 남았을 때"라며 "매일 대통령 주재, 비서실장 주재 소회의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문제를 논의했지만 그래도 부족한 점들이 많았다. 그러나 어찌됐든 저희는 9개월 동안 준비하고 보강하고 메우고 바꾸고 해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완전히 성공적으로 개최를 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최고위 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만금 잼버리 유치 확정은 2017년 8월 문재인 정권 시절"이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직접 영상까지 띄워 홍보에 열중했으며 관련 특별법이 국회 통과하고 준비종합계획 수립 등과 같은 용역이 모두 이뤄진 것도 문재인 정권에서 주도한 일임을 민주당도 모르지 않을 것"이라고 문재인 정부 책임론을 주장했다.

김 대표는 "잼버리 개최를 이유로 신공항 건설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고, 민주당 소속 전임 전북지사는 관련 예산 확보를 자신의 공으로 자랑하는데 급급했다"며 "잼버리 공동위원장 민주당 김윤덕 의원은 '가슴이 벅차고 두근거린다'며 개영식 당일 환한 모습의 사진을 올린 다음 온열 환자가 발생하고 준비 미흡 지적이 불거지자 돌연 자취를 감췄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회 스카우트 의원연맹 회장도 안규백 의원"이라며 "민주당이 제대로 된 공당이면 정부 비판 전에 과거 실정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다만 "비록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초유 폭염탓이라고 하지만 어떻든 정부·여당이 잼버리 준비에 좀 더 철저하지 못한 점 죄송하다"고 일부 인정하며 "세계 각국에서 참여한 청소년들이 한국에서 좋은 인상을 갖고 떠나도록 마지막까지 당과 정부가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이태규 의원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회가 끝나고 새만금으로 장소가 확정된 이후부터 관련 부처와 조직위원회가 무엇을 어떻게 했고 1000억 원이 넘는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를 조사하면 책임 소재가 분명히 드러날 것"이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들에 대해 아주 엄중하게 정치적, 행정적, 필요하면 사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해 잼버리 부실 운영의 책임소재를 둘러싼 후속 공방을 예고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성범죄 의혹 부실 대응을 이유로 전북 스카우트 연맹 제900단이 퇴영한 일에 대해 "누구의 사주로 그런 반(反)대한민국 결정을 했는지 정치적 배후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 논란을 일으켰다.

민주당 이원택 의원은 "너무 엉뚱한 이야기이고 음모론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저도 지금 현장에 있지만 잼버리는 비정치적 행사"라며 "이것을 정치적 배후가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아무 잘못됐고 현실적으로 그럴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신 의원의 입장이 당의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개인 입장이다. 따로 논의한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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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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