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적 미스터리' 친강 중국 외교부장, 결국 7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

미국 정부 당국자 "친강 부장의 축출, (양국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아"

친강(秦刚) 중국 외교부장이 취임 7개월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면직 사유에 대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최근 중국과 관계 개선에 나선 미국은 중국의 외교부장은 중국이 결정할 일이라며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25일 중국 관영매체 <CCTV>는 이날 오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제4차 회의를 열고 친 부장을 면직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후임 외교부장으로는 친강 부장 직전 9년 동안 외교부장을 맡았던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임명됐다.

전인대는 친강 부장의 면직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친강 부장은 지난 6월 25일 베이징에서 스리랑카·베트남 외교장관 및 러시아 외교차관과 회담한 이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후 친강 부장에 대한 질문에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던 중국 정부는 지난 11일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다자회의에 왕이(王毅) 위원이 대신 참석한다면서 친강 부장이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친강 부장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관측부터 중병설, 불륜설 등 다양한 추측이 제기됐으나 명확하게 사실로 파악된 것은 없는 상황이다.

친강 부장의 면직에 대해 25일(현지시각)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외교부 장관이 누구인지 결정하는 것은 중국에 달려 있다"며 "우리는 왕이 외교부장과 다른 중국 관리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며 소통을 유지하는 것이 엄청나게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이라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정부 당국자가 "친강 부장의 축출이 (양국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며 "중국 외교 라인업의 변화가 반드시 변화된 외교 정책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통신은 친강 부장이 외교부장과 대변인으로 재임하던 시절 미국에 대해 절제되지 않은 표현을 사용한 적이 있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친강 부장은 지난 3월 미국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잘못된 길을 간다면 아무리 가드레일이 있다고 해도 탈선을 막을 수 없고 분명히 충돌과 대립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때때로 강경한 방식으로 (중국의)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통신은 "친강은 한 달 전부터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그의 지위에 대한 어떤 정보도 제공되지 않았다"며 "이는 언론의 자유가 심각하게 제한되는 매우 불투명한 정치 체제 내에서 인사 문제에 대한 집권 공산당의 일반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 지난 6월 18일(현지시각) 중국 수도 베이징에 위치한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토니 블링컨(왼쪽) 미 국무장관과 친강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이 회담을 가졌다. ⓒUPI=연합뉴스

한편 파텔 수석부대변인은 북한이 정전협정체결일 70주년인 27일 행사에 중국과 러시아의 정부 인사를 초청한 데 대한 논평 요청에 "러시아와 중국 모두 할 수 있는 잠재적 역할이 있다. 여기에는 북한이 위협적이고 불법적인 행동, 즉 인접 지역뿐 아니라 역내 전체의 긴장을 조성하는 행동을 자제하도록 독려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에 대해 영향력을 사용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 방송이 전했다.

그는 "그들(중국‧러시아)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복귀하도록 독려하는 데에도 잠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꽤 일관돼 있다.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만날 용의가 있고, 계속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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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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