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러시아 무력침공 용인되면 국제질서 와해"

"한미 핵협의그룹, 한미 확장억제 중요한 출발점"

윤석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 참석과 우크라이나 방문의 의미를 조목조목 설명하며 북한과 러시아에 대한 비난 수위를 끌어올렸다.

윤 대통령은 18일 생중계된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나토 회원국들이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AP4 아·태 파트너국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불법성을 지적한 것은 유럽과 아시아, 대서양과 태평양의 안보가 따로 구분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토 회원국, 아태 파트너국들과 대북 안보공조 강화 방안을 논의했고 북한의 불법활동을 차단하고 북한 인권 문제를 다뤄나가는 데에 한층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고 했다.

특히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시작된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를 언급하며 "강력하고 실효적인 한미 확장억제를 구축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핵기반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업그레이드 된 한미동맹을 통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실체적인 노력들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국무회의 직전 윤 대통령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 커트 캠벨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 등이 참여한 제1차 핵협의그룹 회의장을 들러 한미 대표단을 격려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성과로 "한국과 나토 간의 정보 공유를 한층 확대하고 상호 안보현안에 대한 보다 신속한 공조를 추진할 것"이라며 "앞으로 대한민국이 설치할 국제사이버훈련센터를 나토 사이버방위센터의 활동과 연계시켜 사이버상의 테러와 각종 불법 활동을 차단하고 퇴치하는 데에 역량을 모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자신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환기하며 "다소 위험하고 험난한 길이었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우리 국민을 대표해서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연대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특히 "민간인과 아동을 살상하면서까지 다른 나라의 주권을 빼앗으려고 하는 무력침공이 용인된다면 지금까지 어렵게 구축해온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는 와해되고 말 것"이라고 러시아를 강하게 비난했다.

윤 대통령은 "러시아군에 납치돼 학대를 받다가 가까스로 제3국을 통해 탈출해와서 재활심리치료중인 아동인권보호센터의 어린인들의 이야기는 미래 세대의 꿈까지 앗아가는 전쟁의 참상과 야만성에 대해 돌아보게 만들었다"고 했다.

또한 "러시아군이 퇴각하면서 우크라이나 민간 지역 곳곳에 매설한 지뢰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일상을 공포로 몰아놓고 있었다"며 "심지어 러시아는 퇴각하면서 우크라이나 어린이 놀이터에까지 지뢰를 매설해둬서 어린이 보호를 위한 지뢰 탐지 강아지도 동원되고 있었다"고 했다.

러시아의 침공을 강하게 비난한 윤 대통령은 "저는 우크라이나 국민이 완전히 자유를 되찾는 날까지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자유와 인권을 사랑하는 우리 국민들께서도 함께 지지해주시고 동참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73년 전 북한의 침공을 받고 나라를 송두리째 빼앗길뻔한 우리는 유엔군이 즉각 달려와준 덕분에 우리의 자유를 지킬 수 있었다"며 "가장 힘들 때 국제사회가 내밀어준 손길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 것인지 잘 아는 우리 국민은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꺼이 찾아가 책임있게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을 통해 발표한 '우크라이나 평화이니셔티브'를 "안보 지원, 인도 지원, 재건 지원에 걸쳐 각 3개씩 총 9개 항목으로 된 우크라이나 지원 프로그램"이라며 조목조목 설명했다.

특히 "안보 지원은 당장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불법적 침략을 방어하는 데에 필요한 물자를 지원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전후 우크라이나에 국방력 강화에 기여하도록 방산협력 구상을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폴란드, 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을 위한 대한민국, 폴란드, 우크라이나 정부 간 삼각 협력 체계가 구축됐다"면서 "정부는 우리 기업들이 안전하게 우크라이나를 입출국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현지에서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전방위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들은 학교, 병원, 주택, 상하수도 등 지원이 시급한 분야부터 조속히 지원방안을 강구해주기 바란다"며 "이를 위해 공적개발원조와 대외경제협력기금을 증액하고 집행을 간소화하면서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와 지원사업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조속한 시일 내에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를 추진 중인 기업인들과 국토부, 산업부 등 관계부처가 함께 우크라이나 현지를 직접 방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 계기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언급했으나 "기시다 총리는 저에게 후쿠시마 오염수의 방류에 관해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 공유와 아울러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즉각 방류 중단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면서 "올해 3월부터 한일관계가 정상화되고 각 분야에서 개선되는 가운데, 양국이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협력을 증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만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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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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