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농약에 식수 오염…야간조명에 빼앗긴 평온한 밤"

이천 비에이비스타CC 인근 어농3리 주민들 '생활권 피해' 호소…민원 제기·집회 신고

"더 이상 못 참겠다." 경기 이천 비에이비스타CC 인근 마을 주민들의 공분이 심상찮다. 주민들이 "54홀 골프장의 야간 조명과 농약사용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며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민원 제기와 함께 집회신고를 낸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최근 골프장 법인의 임원이 이 마을 7가구 주민들에게 '건물 등 철거' 소송을 제기하자 마을 주민들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과 함께 "쫓겨나면 갈 곳도 없다"며 "악덕업주의 횡포를 세상에 알리겠다"는 반발이 현실화 될 조짐이다.

▲이천 어농3리 주민들이 인근 골프장으로 인한 일상 생활 피해가 심각하다며 이천시에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앞서 이 마을은 골프장 관계사인 한 법인회사가 '퇴거 소송'을 제기하자 주민들이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프레시안(이백상 기자)

17일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모가면 어농3리 주민들이 비에이비스타CC의 야간 조명과 농약 사용에 따른 생활권 피해를 문제 삼았다. 앞서 주민들은 지난 13일 이에 대한 피해 호소와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민원을 이천시에 접수했다.

주민들은 골프장의 조명등이 밤 10시 넘어서까지 일대 마을을 대낮처럼 환하게 비추고 있다고 주장한다. 거의 매일 야간 조명으로 인해 수면방해와 시력장애로 주민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얘기다.

한 주민은 "골프장 조명이 농촌마을의 저녁이 있는 삶을 빼앗은 지 오래다"라면서 "골프장 주변의 농작물들도 조명으로 인해 생육 장애 피해를 입고 있다"라고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수질오염도 심각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다른 주민은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제초제 등 농약으로 수질이 악화돼 일부 주민들이 지병으로 고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마을이 지난해 공신력 있는 기관에 수질 검사를 의뢰한 결과 '먹는 물 부적합'으로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그런데도 어농3리 30여 가구 주민들은 상수도가 공급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지하수를 식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주민들은 일부 항목에서 기준치를 높게 초과한 원인이 골프장의 농약 사용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비에이비스타CC를 정조준 했다.

▲이천 어농3리 주민들이 인근 골프장으로 인한 일상 생활 피해가 심각하다며 이천시에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앞서 이 마을은 골프장 관계사인 한 법인회사가 '퇴거 소송'을 제기하자 주민들이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사진은 7가구 주민들이 모여사는 골목의 모습이다. ⓒ프레시안(이백상 기자)ⓒ

이와 함께 주민들은 이천경찰서에 '비에이비스타CC 앞' 집회신고(30일 간)도 냈다. 앞서 골프장 법인의 임원인 A씨는 지난달 말 어농3리 주민들을 상대로 건물(살던 집)을 철거하고 나가라는 이른 바 '퇴거 소송'을 제기했다.

7가구 10여명 주민들은 A씨가 대표로 있는 개발회사에서 지난 4월 매입한 대지(2필지 3848㎡)에 집을 짓거나 사서 수십 년 간 살고 있다. 갑자기 날아든 소장에 주민들은 "하루아침에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다"며 "인간의 기본적인 생활권조차 무참히 짓밟으려는 악덕업주의 갑질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겠다"고 반발<프레시안 7월 12일 보도>하며 항의 집회를 예고한 상태다.

이천시도 주민들의 삶과 직접적인 민원이 제기된 만큼 철저히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께서 먹는 물이 기준치를 초과한 원인을 골프장의 농약사용과 무관치 않게 보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며 "조명 피해 문제와 함께 제기된 민원을 철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7가구 주민들을 상대로 퇴거 소송을 제기한 B주식회사는 현재 대표이사를 A씨에서 다른 사람으로의 변경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비에이비스타CC 법인 대표이사의 딸이자 임원이다.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돼 이천시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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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상

경기인천취재본부 이백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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