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만 불쌍하지"…대치동 '일타강사'들, 尹대통령 '수능 발언' 반응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출제하지 말라고 지시해 '쉬운 수능'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사교육계의 이른바 '일타강사'들이 일제히 해당 발언이 담긴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비판했다.

교육계 등에 따르면 수능 수학영역 유명 강사로 알려진 현우진 씨는 지난 16일 SNS를 통해 관련 보도를 언급하며 "애들만 불쌍하지. 그럼 9월(모의고사)하고 수능은 어떻게 간다는 거지"라고 지적했다. 현 씨는 "지금 수능은 국·수·영·탐 어떤 과목도 하나 만만치 않은데 정확한 가이드를 주시길"이라며 "쉬우면 쉬운 대로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혼란인데…"라고 했다.

현 씨는 "매번 말씀드리듯 6·9월(모의평가), 수능은 독립 시행이니 앞으로는 더 뭐가 어떻게 어떤 난이도로 출제될지 종잡을 수 없으니 모든 시나리오 다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 EBS 꼭 챙겨서 풀어야 한다"고 했다.

역사 강사인 이다지 씨는 "학교마다 선생님마다 가르치는 게 천차만별이고 심지어 개설되지 않는 과목도 있는데 '학교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 수능을 칠 수 있게 하라'는 메시지라"라고 지적하며 "9월 모의평가가 어떨지 수능이 어떨지 더욱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국어 강사인 이원준 씨는 "한국은 교육 면에서 비교적 평등하면서도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가 강한 사회이고, 젊은이들이 무기력한 일본·영국이나 경쟁이 치열하긴 하지만 학력이 세습되는 미국에 비해 한국은 공정함과 효율성을 갖추고 있다"며 "더 좋은 대안이 없다면 섣부른 개입은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 원인이 된다"고 했다.

이 씨는 윤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비문학 영역'에 대해 "수능 비문학은 비판적 사고력을 배양하려는 세계적 추세에 맞는 시험"이라며 "수능 비문학을 무력화하면 수능 국어 시험은 인공지능 시대에 고전 문학이나 중세국어 위주로 가게 되고, 한국 엘리트들은 국가 경쟁력을 잃고 뒤처지게 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이주호 교육부장관에게 보고받는 자리에서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지시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아예 다루지 않은 비문학 국어 문제라든지 학교에서 도저히 가르칠 수 없는 과목 융합형 문제 출제는 처음부터 교육 당국이사교육으로 내모는 것으로서 아주 불공정하고 부당하다"며 "교육당국과 사교육 산업이 한 편(카르텔)이란 말인가"라고 질타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교육 개혁 추진 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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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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