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군사 문제는 군사, 경제 문제는 경제로 분리해서 외교는 실리적으로 접근하는 게 세계 추세인데 우리는 거기에 부합하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며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 방향을 지적했다.
이 대표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중국 수출 진출 기업 애로사항 청취 긴급 간담회를 열고 한중 관계 악화로 수출 부진 피해를 입고 있는 기업인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 경제 자체가 세계 경제와 약간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그중에서도 경제의 한 축을 차지했던 북방 경제, 중국의 진출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는 모양"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국가 관계가 갈등 국면으로 치달으면서 생긴 현상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보면 미국, 일본, 유럽도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오히려 더 강화하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군사 문제는 군사, 경제 문제는 경제로 분리해서, 외교는 실리적으로 접근하는 게 세계 추세인데 우리는 거기에 부합하는지 점검해볼 필요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표는 "외교는 국익 중심의 실용적 태도를 반드시 취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경제 측면에서 대한민국 외교가 우리 기업과 경제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척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할 듯하다"고 거듭 말했다.
김성주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도 "우리나라는 대중 무역 수출이 굉장히 비중 높은 나라이고, 작년까지 최대 대중 흑자 국가였는데 올해 들어 최고 적자 국가로 전락해버렸다"면서 "작년 대비 올해 1/4분기 1위에서 4위로 내려앉은 반면 미중 패권경쟁의 당사국인 미국은 중국 수출 1위를 차지한 역설은 얼마만큼 국익이 외교의 척도가 되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이 지난 1~4월 전년 대비 27개국의 대중 수출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한국의 대중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7.7%나 줄어든 반면 미국은 2% 줄어드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한정 의원도 "중국에서 사업하는 분들이 불안에 떤다. 반도체 부진도 문제지만 한중 관계를 잘못 관리한 탓"이라며 "'영업사업 1호'는 어떤 생각을 하는지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전 세계가 디리스킹(De-risking)으로 가고 있다. 리스크 줄이자는 것인데, 한국은 엉뚱한 데로 가고 있다. 유럽연합도 일본도 대중 외교에서는 잘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왜 한국만 이렇나"고 비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중 수출 기업인을 대표해 이상선 주성 엔지니어링 부회장, 임석원 동국제약 실장, 김희철 바이오트리 회장, 문계준 동아엔지니어링 대표 등이 참석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현장에서 오신 분들은 한중 관계, 외교 정치가 잘 풀려야 한다. 분위기가 좋으면 실질적으로 어려움도 해결된다는 것"이라면서 "한국 의원들이 중국에 많이 가서 교류하고 의견을 청취하다 보면 풀리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하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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