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민위한 소방안전체험관 '전무'

정부세종청사, 대통령 제2집무실, 국회세종의사당 등 행정수도 표방에 허점…세종시에는 학생대상만 있어

▲전북도가 임실군에 설치해 운영중인 119안전체험관. 연면적 7987㎡의 대형시설로 시민들이 각종 재난 발생시 대응할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세종소방본부

최근 전국적으로 산불이 수시로 발생하고 지진까지 나는 등 각종 재난에 대한 위험성이 높아지면서 체험을 통한 국민들의 재난 대비 능력 함양을 해야 함에도 행정수도를 표방하는 세종특별자치시에는 소방안전체험관이 없어 이를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소방안전체험관은 지난 1995년 서울 삼품백화점 붕괴 사고, 1999년 경기도 화성시 씨랜드수련원 화재 사고, 2014년 세월호 침몰사고, 2022년 10월 이태원 참사 등 대형 인명사고로 인해 국민들에게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사고 발생 초기 대응방법 숙지 및 안전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전국 각 광역지자체 별로 건립되고 있다.

이 곳에서는 연기대피, 물소화기, 옥내소화전, 119신고방법 체험 등 화재안전 교육은 물론 물놀이‧선박안전‧건물붕괴‧산악안전‧생활안전 등 생활안전 교육, 응급처치 등 보건안전 교육, 완강기‧구조대 등 피난기구 사용법, 항공기안전 및 교통사고 등 교통안전 교육, 산불‧태풍‧지진‧쓰나미 등 자연재난 대처요령, 방사능‧화생방 등 사회기반 안전교육, 승강기‧산업안전‧전기안전 등 산업안전에 관한 교육 등을 실시해 시민들의 재난 대비능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세종특별자치시의 경우에는 지난 2021년 10월 세종시교육청이 개관한 세종안전체험교육원만 마련돼 있고 그나마 유초중학생들을 대상으로만 교육을 실시하고 있어 시민 전체를 위한 안전체험 교육을 실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프레시안>이 세종소방본부에 의뢰해 제공받은 ‘전국 시‧도 소방안전체험관 현황’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중 12개 광역지자체에 13개 소방안전체험관이 운영되고 있으나 대전광역시, 세종특별자치시, 강원도, 전남도, 경북도 등 5개 광역지지체에는 소방안전체험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 중 서울특별시에는 광진구에 연면적 5445㎡ 규모의 광나루안전체험관과 동작구에 연면적 8020㎡ 규모의 보라매안전체험관 등 2개의 소방안전체험관이 설치‧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산광역시에는 동래구에 연면적 7888㎡인 119안전체험관이, 인천광역시에는 서구에 연면적 7068㎡ 규모의 국민안전체험관, 대구광역시에는 동구에 연면적 6579㎡ 크기의 시민안전테마파크, 울산광역시에는 북구에 연면적 7610㎡ 규모의 안전체험관, 광주광역시에는 북구에 연면적 7860㎡인 빛고을국민안전체험관이 각각 설치‧운영되고 있다.

경기도에는 오산시에 연면적 7094㎡ 크기의 119안전체험관이 설치‧운영되고 있으며, 충남도에는 천안시에 연면적 5795㎡ 규모의 안전체험관이, 충북도에는 청주시에 2946㎡ 크기의 안전체험관, 전북도에는 임실군에 연면적 7987㎡인 119안전체험관, 경남도에는 합천군에 연면적 4169㎡ 규모의 안전체험관이 각각 설치‧운영되고 있다.

세종특별자치시와 마찬가지로 특별자치도로 운영되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도 연면적 5381㎡ 규모의 안전체험관을 운영하고 있어 세종시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들 소방안전체험관에는 8~36명의 소방전문가들이 교육을 담당해 시민들의 재난 대비 능력을 함양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처럼 전국 대부분의 시·도가 소방안전체험관을 설치·운영하면서 시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반면 세종시에는 소방안전체험관이 없어 세종시민들은 화재, 지진 등 각종 재난 발생시 대응 능력이 타 시‧도에 비해 현저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정부세종청사에 정부 각 부처가 입주해 있고 장‧차관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이 근무하고 있어 재난 발생시 초기 대응 능력을 숙지하지 못하고 있으면 자칫 대형인명피해로 이어질 우려까지 낳고 있다.

더욱이 세종시에 국회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제2집무실 등이 마련될 예정인 등 행정수도를 표방하고 있음에도 시민안전체험관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은 재난 발생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를 해야 함에도 기초적인 준비조차 하지 않은 것이어서 신속한 대책마련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세종소방본부 관계자는 “시민들을 위한 소방안전체험관 건립은 반드시 해결해야 될 숙제이지만 예산 문제로 아직까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시와 의회, 시민들의 의견이 결집된다면 시민들을 위한 소방안전체험관 설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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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철

대전세종충청취재본부 김규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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