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태영호에 골머리…내일 최고위도 안 연다

"징계 관련 오해·우려 불식 위해 개최 안해"…太, 보좌진 일요예배 참석도 막았다?

태영호·김재원 등 최고위원회의 구성원들의 돌출 언행 파문으로 부심해온 국민의힘이 오는 8일 최고위원회의를 아예 열지 않기로 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7일 언론 공지를 통해 "내일 최고위원회의는 없다"며 "당일 중앙윤리위원회가 예정된 상황에서, 징계절차 등과 관련한 오해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하여 내일 최고위는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8일 윤리위 심의 안건은 태영호·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건이다. 

국민의힘 최고위는 통상 매주 월·목요일 열렸으나, 국민의힘은 지난 4일 목요일 최고위도 열지 않았다.

당시 국민의힘은 최고위 미개최 사유에 대해 '당 지도부의 대통령실 행사 참석 때문'이라고 설명했었다. 김기현 대표는 당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일정을 보셨지 않느냐. 아침 9시40분에 용산(대통령실)에 도착해서 계속 공개 행보를 해왔다"며 "사무총장·정책위의장 다 거기 있었지 않나. (최고위 개최는) 일정상 불가능했다"고 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그런 이유(대통령실 행사 참석)도 있지만, 누가 보더라도 태 최고위원 등 여러 상황이 엄중한 현 시국에서 최고위원들이 줄줄이 앉아있는 모습이 썩 좋게 보이지 않을 수 있다"(김병민 최고위원, 지난 3일 라디오 인터뷰)라는 해석이 나오는 등 단순한 일정 문제만은 아닐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했다.

결국 8일 최고위까지 취소시키며, 당의 최대 리스크가 된 태 최고위원발 논란 때문에 지도부의 정상 일정 수행이 불가능할 정도의 상황이라는 것을 간접 인정한 셈이다.

태 최고위원은 지난 전당대회 과정 중 제주 4.3 사건을 언급하며 '김일성이 시킨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펴 4.3 관련 단체들과 야당 및 진보진영으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고, 이후에도 '개인적 소신'이라며 이같은 입장을 철회하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지난 1일 문화방송(MBC) 보도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의 '공천·당무개입 대화 녹취록'이 보도되며 큰 파장이 일었고, 태 최고위원은 자신이 없는 말을 지어낸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야당은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고 당 내 시선도 싸늘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태 최고위원이 지역구(서울 강남갑) 지방의원들로부터 가족·지인 명의를 동원한 '쪼개기 후원금'을 받았다는 의혹까지 추가로 제기됐고, 태 최고위원은 "왜곡 보도"라고 반발했다.

여기에 더해 7일에는 태 최고위원이 보좌진의 일요일 교회 예배 참석을 문제 삼았다는 일부 언론 보도까지 나왔다. <조선일보>는 "한 20대 보좌진이 일요일에 교회를 다녀왔는데 태 최고위원이 '다른 보좌진은 다 일요일에 일하는데 당신은 왜 빠졌느냐'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태 최고위원은 이에 "모 언론 기사에서 제가 보좌진 근무 형평성을 위해 3개월씩 일요일 지역구 교대 근무를 말하는 과정에서 한 보좌진이 '일요일에 근무가 어렵다'고 하여 그 이유를 물은 것이 마치 일요일에 교회에 가는 것 자체를 문제삼았다는 식으로 비쳤다. 이는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고 해명했다.

잇단 논란에, 국민의힘 내 주류인 친윤계 분위기는 태 최고위원에 대한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굳어지고 있다. 4일·8일 최고위를 연달아 불발시킨 데서는 최고위 소집권자인 김기현 대표의 내심이 짐작된다.

'윤핵관'으로 꼽히는 이철규 사무총장은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본인이 있지도 않은 말을 함으로써 문제가 생긴 거지 않나"라며 "할 말이 있고 못할 말이 있다", "직원들에게 안정감을 주기 위해 사실과 다른 표현을 했다고 하는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태 최고위원을 공개 비판했다.

윤석열 대선캠프 대변인 출신인 김병민 최고위원도 지난 3일 "민주당으로부터 정치 공세, 국민들로부터 받지 않아도 되는 오해들이 쌓일 수 있게 만들었으니 그 거짓말의 무게는 매우 크다", "공천에 대한 모든 권한이 대통령실, 이른바 용산에 있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발언했다는 점에서 큰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도 '5.18 정신 헌법전문 반영 반대', '전광훈 목사 우파 천하통일', '제주 4.3은 격이 낮은 기념일' 등 논란 발언으로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다.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이 지난 3일 국회에서 녹취 파문, 후원금 쪼개기 의혹 관련 기자회견 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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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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