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尹의 '독도는 우리땅' 선언?…일본이 쳐 놓은 덫에 빠지겠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대국민 선언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를 언급하며 "이건 대한민국 대통령이 해서는 안되는 행위"라며 "일본이 쳐놓은 덫에 빠지는 어리석은 코메디 같은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윤석열 대통령이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대국민선언을 할 거라는 보도가 어제 오후부터 계속 쏟아지고 있다. 용산에서는 아직까지 사실인지 아닌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다"며 "결론부터 말하면, 이건 대한민국 대통령이 해서는 안되는 행위다. 독도는 역사적으로, 실효적으로 분명 대한민국의 영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이 불변의 진실을 두고 대통령이 새삼스럽게 대국민선언을 한다는 것은,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만들려는 일본의 치밀한 노림수에 말리는 어리석은 짓"이라며 "만약 윤 대통령의 선언 직후에 일본의 기시다 총리가 '다케시마는 우리 땅'이라고 선언하면, 국제사회에서 독도는 '분쟁지역'이 되어버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우리 국민들에게 '독도는 우리 땅'은 '지구는 둥글다'와 똑같은 말이다. 이 당연한 진실을 대통령이 생뚱맞게 우리 국민에게 선언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방일 때 독도 얘기가 조금이라도 나왔다면 기시다 총리의 면전에서 단호하게 했어야 할 말이다. 방구석에 돌아와서 뒷북 칠 일이 아니다"라며 "국내여론이 안좋다고 뒤늦게 일본이 쳐놓은 덫에 빠지는 어리석은 코메디 같은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연합뉴스

앞서 지난 16일 한일 정상회담 직후 기하라 세이지 일본 관방부장관이 비공개 브리핑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한-일 현안에 대해서 잘 대처해 나가자는 취지를 밝혔다. 이 사안들 중에는 다케시마(독도) 문제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내용은 NHK 등 일본 유수 언론에 의해 보도됐다.

그러나 당시 윤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 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박진 외교부장관은 "독도라든지 위안부 문제는 의제로서 논의된 바 없다"고 밝혔지만 '의제로 논의된 바 없다는 것은 기시다 총리가 그 부분에 대해 말을 꺼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도 되느냐'는 질문에 "정상회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 한 바 있다.

기시다 총리가 독도 문제를 언급하자, 일본의 극우 언론인 <산케이> 신문이 받았다. 산케이 신문은 일본 내각 관계자가 "징용공 문제(강제동원피해 배상 문제) 다음으로 다케시마(독도)도 착수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일본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표현이 실렸다.

독도 문제는 일본 우익 세력이 선호하는 이슈다. 지난 2008년 <요미우리> 신문은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내용을 교과서에 싣는 문제를 언급한 후쿠다 야스오 당시 일본 총리의 언급에 대해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재임 기간 내내 일본의 '독도 도발'에 시달린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임기를 5개월 여 남기고 독도를 전격 방문했고, 이것이 일본 우익들을 자극해 한일관계가 더욱 수렁에 빠진 일이 있었다. 일본은 당시 독도를 두고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카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었다.

이번 윤 대통령의 대일 외교 과정에서 불거진 일본 측의 '독도 도발' 역시 유사한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없지 않다. 유 전 의원이 기시다 총리의 정상회담 과정에서 독도 언급을 "일본이 쳐 놓은 덫"이라고 표현한 것도 이같은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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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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