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탈표 명단 만들어 공격? 중단해 달라"

野지도부, 강성 지지층에 자제 요청…"전체 의원 뜻은 당 위한 것"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 대거 이탈표가 나온 일로 놓고 내홍을 빚고 있는 가운데, 당 지도부가 나서서 강성 지지층에 자제를 촉구했다.

이재명 대표는 28일 오후 국회에서 당 고위전략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번 일이 당의 혼란과 갈등의 계기가 돼선 안 된다. 특히 의원들 개인 표결 결과를 예단해 명단 만들어 공격하는 행위는 당의 단합에 도움이 안 된다. 민주당을 사랑하는 당원들은 중단해 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안호영 당 수석대변인이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전했다.

전날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가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무효 20표로 나옴에 따라 민주당(총 169석) 내에서만 최소 31명의 '반란 표'가 나온 정황이 확실해지자, 이른바 '개딸' 등으로 불리는 이 대표 극렬 지지층은 비명(非이재명)계 의원 등이 반란표를 던졌을 것이라며 예상 명단을 만들어 공유하고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항의하는 등의 행동을 보였다.

이 대표는 이처럼 지지층에 자제를 당부하고 "당직자들은 이 부분을 유념하고 의원 및 당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해 (갈등을) 해소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정식 사무총장도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에 따른 국민·당원의 우려에 대해 논의가 있었다"며 "(회의 결론은) '민주당 전체 의원들의 뜻은 당을 위한 것임에 추호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당 대표와 지도부는 눈과 귀를 더 크게 열고 당내 여러 의견을 수렴해 민주당을 위하는 의원들의 마음을 더 크게 하나로 모으는 일에 주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조 사무총장은 구체적인 '의견 수렴' 방법에 대해 "그 전에도 (이 대표가) 많은 의원들을 오찬·티타임 등으로 만나왔지만, 앞으로도 당 대표를 포함한 정무직 당직들과 원내에서 의원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경청하면서 당을 걱정하는 마음에 대해 활짝 귀를 열고 더 많이 논의를 나눌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원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가지고 원내(지도부)와 함께 필요하면 일정을 잡겠다"고 했다.

비주류 등에서 나오는 '대표직 사퇴' 등의 요구에는 선을 그으며, 현 지도부가 의원들을 더 설득해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도 이날 오후 SNS 글에서 "당의 동료 의원들을 믿고 압도적인 체포동의안 부결을 예상했으나 제가 틀렸다.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아무리 다시 생각해봐도 우리 민주당은 하나여야 한다. 다시 한 번 서로의 손을 잡고 이 위기를 돌파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정 의원은 "이 대표를 믿고 응원하기에 분노하고 당혹스러운 당원들의 마음은 잘 알고 있다"며 "그렇다고 누군가를 배신자라 칭하고, 추측성 명단을 유포하고, 문자폭탄으로 비난하는 것은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서는 피해야 할 일"이라고 역시 강성 지지층의 자제를 촉구했다.

정 의원은 이탈표 사태의 원인에 대해 "진지하고 솔직한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을 짚으며 "보다 냉철한 이성으로 차분하게 원인을 분석하고 총의를 모으는데 함께해 달라. 하나된 민주당만이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을 잇는 제4기 민주당 정권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오전 학교 급식실 노동자 폐암 진단과 관련해 서울 은평구 수색초등학교를 방문해 급식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에는 국회에서 당 고위전략회의를 주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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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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