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스 31.7% 올랐다…IMF 이후 24년만 최고 상승률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부담이 공공요금 인상으로 반영

지난달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가스·난방비 등 연료 물가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먹거리 물가인 식료품·비주류음료의 한 달 상승률이 2년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전기, 가스 및 기타 연료 물가 지수는 135.75(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 보다 31.7%나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4월(38.2%) 이후 24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에 따른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이 공공요금 인상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전기료와 도시가스비가 크게 상승했다. 전기료는 전월보다는 9.2%, 1년 전보다는 29.5% 올랐다. 이는 1981년 1월(36.6%) 이후 42년 만에 최고치다. 전기요금은 작년 4·7·10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인상됐다.

도시가스비도 전년보다 36.2% 올라 지난해 10∼12월과 상승률이 같았다. 이를 제외하면 1998년 4월(51.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역난방비 상승률은 34%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 서울 시내의 한 빌라 우편함에 1월 전기요금 청구서가 꽂혀있다. ⓒ연합뉴스

유럽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유럽 전역에서 전기요금은 크게 뛰었다. 한국전력 등 국내 통계에 따르면 2021년 1월~2022년 6월 전기요금 인상률은 영국이 89%, 스페인이 45%, 프랑스가 25.6%에 달했다. 이탈리아의 경우 106.9%나 치솟았다.

먹거리 물가도 가파르게 치솟았다. 가공식품 물가 지수는 115.51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3% 상승했다. 이는 2009년 4월(11.1%) 이후 13년 9개월 만의 최대 상승률이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지난해 7월 6.3%(전년 동월 대비 기준)를 정점으로 둔화하는 모습이지만, 먹거리 등의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는 1년 전보다 5.8% 올라 전월(5.2%)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특히 한 달 새 1.7% 상승했다.

이는 2021년 2월(2.2%)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이상 한파로 채소류 등 농산물 가격이 상승하고 가공식품도 오른 영향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0.8% 올라 2018년 9월(0.8%) 이후 가장 높았는데, 식료품·비주류음료의 기여도가 0.27%포인트로 지출 목적별 12개 부문 가운데 가장 컸다.

문제는 앞으로다.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대중교통 요금 등의 인상이 예고돼 체감 물가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전기·가스요금 인상은 소상공인 등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져 물가 상승을 더욱 부추길 전망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