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임시국회 신경전…與 "방탄국회" vs 野 "법안처리 시급"

일몰법 등 대치 여전…국정조사 기한 연장은 이견조정 수순 관측

여야가 이태원 국정조사 기간 연장, 일몰법 처리 등을 위한 1월 임시국회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동을 통해 국정조사 기한 연장 부분에 대한 이견을 좁혀나가고 있지만 그 외 법안 처리에 대해선 의견차가 커 임시국회 개의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를 열고 이태원 국정조사와 관련해 "유가족과 생존자, 전문가가 참여하는 3차 청문회, 재발 방지를 위한 전문가 공청회, 충실한 결과보고서 작성까지가 온전한 국정조사"라며 "하루빨리 본회의를 열어 국정조사특위 활동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국민의힘이 끝내 외면해서 해를 넘겨 버린 일몰법을 비롯한 민생 입법, 정부조직법과 공공기관장 임기 일치법 등 여러 시급한 법안도 처리해야 한다"면서 임시국회 개의를 요구했다.

그는 특히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기간 연장 문제와 관련해 "컨트롤타워 책임 문제가 불거지자 어떻게든 이를 피하려는 대통령실 때문에, 국민의힘이 또다시 국정조사 기간 연장과 3차 청문회 개최에 관해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물리적 시간 제약으로 3차 청문회도, 재발방지대책 마련도, 보고서 채택도 못하고 국정조사가 끝나게 될 텐데 (이를) 결코 내버려둘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을 향해 "여전히 유가족과 생존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한 자리에 앉히는 청문회는 절대로 할 수 없다고 거부하고 있다"면서 "국정조사를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방해해온 것도 개탄스러운데, 희생자와 생존자 대신 주무부처 장관만 지키겠다고 나서는 행태에 기가 찬다"고 규탄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간담회에서도 "새해 첫날 (이태원) 분향소를 찾아뵙고 제가 우리 유족 대표님께 말씀드렸던 3차 청문회를 포함해서 국정조사를 제대로 마무리하겠다는 내용, 저나 민주당은 결코 변함이 없다"면서 "반드시 기간 연장을 관철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3차 청문회에는 유가족과 생존자등 진상 규명에 필요한 증인들은 성역 없이 함께 출석해서 진행하도록 해보겠다"고 했다.

이종철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민주당과의 간담회에서 "국정조사 기간 연장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아울러 "제사상에 북어포는 무조건 올라가야 한다. 제가 얘기하는 북어포가 누군지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청문회에 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박 원내대표는 아울러 "국민한테는 주 52시간제도 폐지하고 의무 휴업일도 없이 일하라면서, 정작 집권 여당은 산적한 민생경제 현안, 안보 현안을 두고 국회 문을 닫자고 주장하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라며 임시국회 개의를 거듭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최근 북한의 무인기 침공과 연이은 미사일 도발은 국가 안보, 국민 불안을 넘어 가뜩이나 힘든 우리 경제 상황에 기름을 붓고 있다"며 "국회가 더 늦지 않게 본회의 긴급현안질문과 국방위원회 차원의 청문회를 개최해서 군 대응 태세를 면밀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야당의 임시국회 개의 요구에 대해 "처리할 안건 없이 한 달간 임시국회를 여는 건 옳지 않다"고 반론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만약 그런 일(처리 안건 없이 임시국회를 여는 것)이 발생한다면 국민들로부터 '방탄국회'라는 오해가 생길 수 있다"고 꼬집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꼭 필요한 일이 생기면 짧게 하고 국회의원들이 불체포특권 뒤에 숨어서 특권을 남용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한 달 내에 열어 놓고 별일을 하지 않고 또 끝난 다음에 임시국회를 연장하는 이런 방식은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만약 임시국회를 연다고 하면 어떤 안건이 필요하고 며칠의 기간이 필요한지 요청하면 협의에 응할 것"이라며 "그렇지만 막연히 '한 달 열어놓고 일 있으면 처리하자'는 방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약 한 시간가량 비공개 회동을 통해 임시국회 개의 여부를 논의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정조사 기간 연장 문제에 관해서는 특위 의견을 듣고 (기간 연장이) 왜 필요하고, 얼마의 날짜가 필요한지 확인한 후에 더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면서 기간 연장에 대해선 비교적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다만 "1월 임시국회 문제는 민주당이 무슨 여러 가지 노란봉투법이나 이런 법에 대해 처리하기 위해 임시국회가 필요하다고 했기 때문에, 저희는 민주당이 우리 당과 합의 없이 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임시국회라면 소집에 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양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을 마친 후 논의를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유가족 협의회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정확하게 (기간 연장을) 확정한 건 아니지만 주호영 원내대표도 필요성 대해 공감하고 잇고 (국민의힘) 내부 정리를 하고 있는 걸로 저희는 알고 있다는 말씀을 (박홍근 원내대표가) 드렸다"면서 "3차 청문회를 비롯해 전문가 공청회, 보고서 채택을 위한 논의 과정을 보면 열흘 이상은 확보돼야 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박홍근 원내대표가 하셨다는 말씀을 (유가족분들에게) 드렸다"고 했다.

이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유가족들은 박 원내대표에게 "대통령의 사과를 꼭 듣고 싶다"면서, 이상민 장관과 관련해 "책임에 부합하는 조치가 이뤄져야 된다. 해임하든 물러나게끔 야당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원내대변인은 "방탄 국회라고 저쪽(국민의힘)에서 주장하지만 실제 방탄 국회는 국민의힘 법사위 아닌가"라면서 "쌓인 법안을 논의하고 방어 국회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법이 (법사위에) 쌓여있다 보니 상임위도 그렇고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새해 첫 만남을 마친 뒤 밖으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이태원참사 국정조사의 기간 연장과 1월 임시국회 문제를 논의했으나 합의를 보지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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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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