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인기 대응 두고 정진석 "2017년 비해 상당히 개선·호전"

與비주류, 민주당은 尹정부 비판 "7시간 동안 대통령 뭐 했나 밝혀야"

북한 무인기 사태와 관련,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2017년 상황에 비하면 상황이 상당히 개선되고 호전된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정부·군 당국 대응을 옹호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27일 백령도 군 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2017년 무인기 때는 우리가 전혀 감지를 못했는데 이번에는 파악하고 추적한 것"이라며 "물론 격추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우리가 응징 보복으로 북 영공으로 들어가서 정찰 활동을 했고 북은 전혀 탐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그런 걸로 봐서, 비록 이번에 북 무인기를 격추시키지 못했다 하더라도 2017년 상황에 비하면 우리 상황이 상당히 개선되고 호전된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한 대도 못 잡고 우리 공군 비행기만 추락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우리 비행기는 다른 문제"라며 "언론도 자꾸 우리 군의 대비태세에 대해서 허술한 점만 자꾸 부각시키려 하지 말고 우리 군을 응원해 달라. 자꾸 비판, 비난하지만 말고"라고 당부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김미애 원내대변인 논평에서도 "우리 군이 2017년 성주 사드 포대를 정찰하고 돌아가던 북한 무인기를 추락 전까지 탐지하지 못했던 것에 비해, 어제 북한 무인기가 군사분계선 이북 북측의 전술 조치선을 넘어 남하하는 단계에서부터 포착해서 계속 추적하고 감시를 했다는 것은 성과"라고 평가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하지만 이것 만으로 국민 불안감을 불식시키기에는 부족하다"면서도 "문재인 정권이 북한 김정은의 거짓 한반도 평 화쇼에 부역하며 체결한 9.19 남북군사합의가 우리 군의 정찰자산은 묶고 북한 무인기에 우리 영공을 안방으로 내준 꼴이 된 것"이라고 문재인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국민의힘은 앞서 주호영 원내대표의 오전 공개발언에서는 "국민 불안감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우리가 철저히 당한 것 같다"고 군 당국 대응에 다소 비판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으나(☞관련 기사 : 국민의힘 "北 무인기, 우리가 철저히 당했다"), 윤석열 정부 대응 책임론이 불거지자 군 당국의 대응을 재평가하는 한편 이전 정부 책임론을 들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합참으로부터 상황 보고를 받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도 찍혔다는 보도가 맞느냐'는 질문을 받고 "보고받은 바에 의하면 그런 내용은 없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백령도 해병대 6여단 본부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뒤 장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여당 비주류와 야당에서는 정부 책임론을 보다 선명하게 제기했다. 앞서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SNS에 "북의 무인기가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한 날 NSC(국가안전보장회의)는 열리지도 않았다"며 "어제 윤석열 대통령 일정은 출근길에 새로 입양한 개를 데리고 집무실에 온 것과 지방 4대 협의체 회장단과 송년만찬을 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국군통수권자가 이래도 되는 것이냐?"고 윤 대통령을 직격했다. (☞관련 기사 : 유승민 "北 무인기에도 NSC 안 열고, 개 데리고 집무실 온 尹")

민주당 국방위원들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안보 공백, 무방비 상태"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북한 무인기 침투 도발에도 우리 군은 무능한 모습만 보였고, 정부 설명과 대책은 책임 떠넘기기와 변명 일색"이라며 "군사 대비 태세에 큰 구멍이 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국방위원인 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아침 10시 35분에 (무인기가) 관측돼서 공군기가 추락까지 한 상황에서 대통령실은 아침 티타임 때 공개된 입양견 브리핑만 했다"며 "그 때는 이미 안보실장이 체계적 준비를 할 때라고 하는데, 이 상황에서도 사실확인 발표 없이 대통령이 언제 보고받고 무슨 지시를 했고 어떤 조치를 했는지 전혀 공개된 게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NSC를 당연히 소집해야 함에도 변명으로 일관했다"며 "(문재인 정부 떄의) 서해·동해 사건의 기준으로 볼 때, 서훈 전 안보실장이 구속된 건 9시간 늦게 보고한 것 아니냐. 대통령에게 무슨 보고, 어떤 지시가 있었는지, 각종 매뉴얼이 규정로 이행됐는지, 책임자가 누구인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면서 "향후에 서해·동해 사건과 같은 잣대로 국민은 윤석열 정부의 무능에 대해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또 여당의 '문재인 정부 책임론'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훈련 안 해서 윤석열 정부가 몰랐다는 건가?"라며 "문재인 정부가 잘한 건 왜 계승하지 않느냐. 이렇게 전 정부 탓으로 일관하는 정부는 처음 본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도 "백주 대낮에 북한의 무인기에 대한민국의 영공이 뚫렸다. 하물며 북한이 야간에 무인기를 보낸다면 우리 군이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기 그지없다"면서 "무엇보다 이 같은 사실을 꼭꼭 숨긴 군 당국과 윤석열 정부의 행태를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안 수석대변인은 "불안에 떠는 국민께 7시간 동안 아무런 설명도 없었고 심지어 공습경보조차 울리지 않은 것을 어떻게 납득할 수 있겠느냐"며 "선제타격 운운하며 강력한 안보를 주장해온 윤 대통령은 속수무책 하늘만 바라본 것인가? 윤석열 정부의 무책임, 무능력, 무대응이 결국 안보 참사까지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별도 논평에서 "북한 무인기가 수도권 상공에 7시간이나 머물렀다. 그 7시간 동안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은 무엇을 하고 있었고, 무엇을 지시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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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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