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토끼 머리띠' "경찰, 그 사람 잡으려 기 쓰더라"

<그것이 알고싶다>에 출연…"내 얼굴 올린 이들 고소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할 당시 고의로 시민들을 밀었다는 의혹을 받는 일명 '토끼 머리띠' 남성이 누리꾼들을 고소했다. 자신의 얼굴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신상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출연한 '토끼 머리띠' 남성 A씨는 "내 얼굴이 다 공개가 됐다"며 "내 얼굴을 모자이크 안 하고 올리고, 모욕적인 말 쓴 사람들 고소를 했다"고 밝혔다. A씨는 경찰서에서 직접 증거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참사 당시 현장에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당연히 그 사고로 인해 지인 분들이나 그 기사를 본 사람들이 많이 화가 날 것"이라면서 "그래서 더 범인을 찾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경찰, 형사 분들도 지금 분위기가 토끼 머리띠 한 그 사람들 잡으려고 기를 쓰고 있더라"라고 말하면서 친구들과 주고받았던 카카오톡 메시지와 사진, 교통카드 결제 내역 등을 공개하며 자신은 사고 당시 현장에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가 공개한 내역을 보면 그는 10월 29일 오후 9시 55분에 이태역에서 승차한 뒤 오후 10시 17분에 합정역에서 하차한 것으로 나와있다. 이태원역에서 합정역까지의 이동거리를 계산해보면 압사 사고가 발생한 시각인 오후 10시 15분보다 훨씬 이전에 이태원을 떠났던 것이다.

실제 A씨는 경찰서에서 이태원 골목 인근 CCTV를 돌려봤고, 그의 말대로 A씨는 사고 현장 바로 앞에 있었으며 누구도 밀고 있지 않았다.

'토끼 머리띠를 쓴 남성이 사고 당시 사람들을 밀었다'는 이야기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작됐다. 이태원 참사 현장에 있었다는 게시물 작성자는 10월30일 새벽 3시35분 "내 뒤에 20대 후반처럼 보이는 놈이 '아 XX. X같네 밀자 애들아' 이러고 친구들끼리 '밀어! 밀어!' 이 XX함. 사람들은 뒤에서 밀어버리니까 우수수 넘어짐"이라고 당시 현장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 작성자는 자신을 밀었다는 남성이 가르마펌에 토끼 머리띠를 썼다는 설명까지 남겼다. 이후 누리꾼들은 이를 토대로 유튜브 등 온라인에 올라온 사고 현장 영상을 보며 토끼 머리띠를 한 남성을 찾기 시작했고 A씨를 특정했다.

누리꾼들은 A씨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 하지 않고 인터넷에 올리면서 비난했고 자신의 얼굴이 온라인에 떠돌자, A씨는 직접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며 해명 글을 남기기도 했다.

A씨는 지난 2일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A씨는 사고 당시 행적과 이동 경로 등을 언급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한편, 경찰은 A씨 외에도 당시 사람들을 밀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다른 이들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신원 확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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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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