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李 겨냥 "수사받는 자가 쇼핑하듯 수사기관 선택하나"

검찰, 민주당사 압수수색 재시도…이재명 "정치는 사라지고 지배만…특검 하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의혹 관련 검찰 수사를 비판하며 정부·여당에 거듭 특별검사(특검) 도입을 요구했다. 특히 검찰이 민주당 중앙당사 내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사무실 압수수색을 재시도한 데 대해서도 그는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검찰의 압수수색 재시도에 국정감사를 전면 중단하고 당 소속 의원들이 용산 대통령실 앞으로 가 항의 행동을 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는 사라지고 지배만 남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도의는 사라지고 폭력만 남은 것 같다"며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그는 "국가 역량을 민생에 집중해도 부족할 판에 이런 정쟁에 소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이런 정쟁적 요소 1년이 넘고 있기 때문에 특검에 맡기고 민생에 집중하자는 게 제 입장"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검찰이 당사 압수수색을 다시 시도한 데 대해 "검찰이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고 한다. 중앙당사에 직원 신분을 가장해서 아마 같이 밀고 들어온 것 같다"면서 "내일이 대통령 시정연설인데 오늘 이렇게 압수수색을 또다시 강행하겠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 상식적으로 납득을 하기가 좀 어렵다"고 했다.

검찰은 이날 민주당 최고위 회의가 열리기 직전인 오전 8시 30분께, 대장동 사업 관련자들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8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김용 부원장 사무실 압수수색을 재차 시도했다. 지난 19일 한 차례 압수수색을 시도했다가 당직자들과 대치 끝에 무산된 지 닷새 만이다.

이 대표는 자신이 제안한 특검 도입과 관련해 "일각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이건 대통령 영부인인 김건희 여사 특검과는 전혀 관계 없다"고 거듭 밝히며, "대통령의 저축은행 비리 수사 봐주기 부분이 부담스러우면 빼도 좋다. 부담스러운 부분들은 빼고라도 특검을 하자"고 했다. 이 대표는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 이 얘기 언제 많이 들었는데, 드디어 특검을 거부하는 세력이 나타난 것 같다"면서 정부·여당을 겨냥했다.

이 대표는 지난 2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장동 특검'을 제안하면서 특검 대상에 부산저축은행 수사 및 그와 관련한 윤 대통령의 허위사실 공표 의혹, 윤 대통령 부친의 집을 대장동 개발업체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누나가 사들인 경위 등을 포함하자고 했다. 그러나 정부·여당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보이지 않자 내건 조건을 다시 거둬들인 것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당사 압수수색에 대해 "내일 있는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앞두고 극한적 파행을 유발하는 반성 없는 도발이라고 규정하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에 자신의 막말과 함께 민주당 당사 압수수색 대한 사과를 함께 요구했는데 하루도 지나지 않아 보란 듯이 깔아뭉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김건희 의혹 수사가 최소한 사실조차 은폐·왜곡하는 하명수사로 변질돼간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주 교육위 국감에 출석한 에이치컬처테크놀로지 홍석화 대표는 김 여사의 이력과 수상 내역이 허위였다고 주장했다. 팩트는 너무 간단하다. 몽땅 거짓.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실체 점점 확실해지는데도 김 여사에 대한 수사만 오리무중"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 집단 망각이라도 기다리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김건희 특검에 찬성하는 국민 여론이 반대의 2배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김건희 특검을 즉각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최고위 회의 직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감사를 일시 중단하는 한편 검찰의 당사 압수수색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당사 압수수색에 대해 "국감의 정상 진행을 방해하고 파행을 유발하는 검찰의 기습 침탈"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하루 앞두고 야당을 압살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오전 11시 30분 우리 당 소속 의원들은 용산 대통령실로 이동해 검찰 독재, 신공안 통치에 대한 항의 회견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오 대변인은 아울러 오후 의총을 다시 열어 국감 재개 여부 등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의총 종료 후 당사 앞으로 가 "대한민국 민주주의 정당사에 참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비통한 심정으로 침탈의 현장을 외면하지 않고 지켜보겠다"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이 역사의 현장을 잊지 말고 퇴행한 민주주의를 꼭 지켜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 과정에서 울먹이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李 겨냥 "수사받는 자가 쇼핑하듯 수사기관 선택하나"…정진석 "압수영장은 김명수 사법부가 내줘"

정부·여당은 민주당의 검찰 수사 거부야말로 정당한 법 절차를 무시한 행위라며 비난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사에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김명수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에 따라 집행하는 정당한 법 절차"라면서 "국민은 이번 사건의 진상을 알고 싶어 한다. 국민이 알고 싶어 하는 진실의 길을 민주당은 더 이상 막아서지 말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법무부 종합국감 출석을 앞두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집행하는 건 (검찰의) 재량이 아니라 의무"라면서 "근거 없는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은 정치의 영역이지만,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힘으로 막고 물건을 던지는 건 범죄의 영역"이라고 민주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 장관은 특히 이 대표의 특검 주장에 대해서도 "구체적 수사 지휘를 하지 않아서 원론적으로만 말한다. 수사를 받는 당사자가 마치 쇼핑하듯이 수사기관을 선택할 수 있는 나라는 적어도 민주 국가 중에는 없다"고 정면으로 반박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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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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