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해외훈련보고서① 최근 5년 치 보고서, 67% 표절 의심

최대 85%표절률, 21건 중 12건에 보완권고… 훈련비 환수는 없어

대구시 장기국외훈련자들의 보고서 표절률이 최고 85%가 나오고, 10명 중 7명 꼴로 표절률이 15%를 넘어 함량 미달이라는 주장이 사실로 드러났다.

<프레시안> 은 앞서 '대구 공무원, 2년간 1억 받고 미국 연수… '북한 내복 보내기' 제안'(2022년 8월 5일 자)을 보도한 바 있다.

민선8기 홍준표 대구시장은 '강도 높은 구조 조정'을 통해 연간 21억 가량의 이자를 아낄 수 있다고 발표했는데, 최근 5년 간 약 14억 원의 세금이 투입되고도 부실 논란에 휩싸인 공무원들의 해외훈련은 구조조정에 포함되지 않았다.

A씨 "표절, 인정 못 해"… 대구시, '나 몰라라' 뒷짐

<프레시안>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까지 장기국외훈련을 받은 대구시 공무원 21명이 제출한 보고서 확인 결과 '14명'이 표절의심으로 판명됐다.

대구시에 따르면 유사성 20% 이상 보고서에 '보완'을 권고했는데, 검증결과 '26%'를 받은 A 씨는 표절이 아니라며 보완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대구시 관계자는 "(보완 권고가) 강제사항이 아니고, A 씨가 강하게 부정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프레시안> 기자가 대구시가 보유하고 있는 표절검사(카피킬러) 결과지(표절률, 26%)를 참고해 A씨의 '훈련성과 보고서'를 확인해 봤다.

A 씨 훈련성과 보고서 10쪽부터 25쪽까지는 인터넷 'B 블로그'의 내용과 몇 줄을 제외하고는 토시 하나까지 똑같았다.

이어 27쪽부터 42쪽까지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을 거의 그대로 베낀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보고서 말미에 '기타 참고사항'도 10페이지 작성했는데 "보조배터리는 수화물이 아닌 기내 수화물로 따로 빼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여야 하겠다"고 조언했다.

이어 물가와 관련해 "판매자가 부르는 가격에서 흥정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50만 동이라고 부르더라도 그에 반을 깍은 다음부터 흥정을 진행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보고서 충실도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대구시 관계자는 "전문지식이 없어서 A씨가 부정하면 알 수 없다"라며 "우리도 처음이라 하나하나 다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표절검사 시 표절 의심 결과가 나온 보고서에 '보완' 조치 외에 다른 조치사항은 규정이 없다"라며 "다만 올해 6월 행안부 예규가 개정되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철저히 관리할 예정이다"고 답했다.

대구시의 답변과 달리 <프레시안>이 확보한 '장기국외훈련 운영계획'에 따르면 성과평가 결과 '충실도, 타 논문과의 유사도 등'을 기준으로 보완 후에도 '미흡' 할 경우 '훈련비 환수' 등 패널티를 부과를 명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 A 공무원이 작성한 해외연수 보고서, 표절률 26%에도 보완을 거절했다. <프레시안> 확인 결과 인터넷 블로그를 그대로 베낀 부분이 상당부분 드러났다 ⓒ 프레시안(=권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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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현

대구경북취재본부 권용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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