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경연 '부실운영' 도마위… 대구·경북 관리감독 허술

작년 경북도 기관경고도 무시… 사전협의 절차 없이 주요 규정 개정

대구경북연구원(유철균 원장, 이하 '대경연')이 주요 규정을 개정하면서, 감독관청과 사전에 협의해야 하는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도가 작년 11월 종합감사를 통해 동일한 사유로 대경연에 '기관경고'를 원장은 '주의'를 처분을 내렸지만 무용지물이다.

대경연 관계자는 '대구시·경북도와 협의했다'고 강조하면서도, "공문은 없다"고 답해 논란을 가중시켰다.

대경연 "공문서를 통한 협의, 이제까지는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지난해 11월 경북도 '대구경북연구원 종합감사, 감사결과 처분요구서'에 따르면 '대구경북연구원' 정관 제28조(규정의 제정)에 따라 주요 규정의 제정·개정 및 폐지에 관한 사항은 사전에 감독관청과 협의해야 된다.

따라서 대경연은 주요 제규정의 제정 및 개폐 시 이사회 의결 전 감독관청인 대구시·경북도와 사전에 협의하고 개정·시행했어야 했다.

그런데 대경연은 제규정을 개정하면서 사전에 감독관청과 협의해야 하는 절차를 이행하지 않고 개정했다.

경북도 감사담당자는 "조사 결과 내용적 협의는 이루어졌다고 보나, 형식적인 문서(공문)는 없었다"며 "연구원이 제규정 개정안을 공문으로 제출하면, 감독관청이 검토 후 승인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두 협의, 이메일 협의가 아닌) 공문서가 남아 있지 않으면, 절차상 형식을 충족하지 못한다"라며 "이는 협의를 안 한 것으로 보일 수 있고, 독자적 운영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지적에도 대경연은 협의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 또 감독관청인 대구시와 경북도도 관리감독에 손을 놓은 것으로 밝혀졌다.

대구시·경북도 "공문은 없지만, 협의한 내용은 맞다"

대구경북연구원은 지난해 경북도 종합감사 후인 올해 2월 정원 외 직원 임용규정 등 8건, 6월 직원 채용 규칙 등 5 건의 규정·규칙을 제·개정했다.

이들 규정 제·개정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정해지는데, 연구원 정관에 따라 사전에 감독관청과 협의해야 한다.

또 [지방출자출연법] 제 25조 2항의 2에도 '임직원의 채용과 면직, 보수체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한 사항에 관한 규정의 제정·개정 및 폐지에 관한 사항'은 지자체단체의 장과 협의해야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시·경북도·대경연은 해당 사항이 이사회에 결정이기 때문에 '구두·이메일' 협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대구시 관계자는 <프레시안>의 협의 공문 요청에 "협의는 했다"면서도 "관행상 이러한 협의를 하면서 공문으로 주고받은 것은 없다. 어차피 결정은 연구원 이사회의 의결사항이다"고 답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대경연) 이사회에서 결정되는 사항에 대해서 저희가 (사전 협의) 공문을 주고받는 게 '조금 안 맞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대경연 관계자도 A 씨는 "협의를 안 한 게 아니다. 대외 공문 발송되는 전자문서함이 있는데 지금은 안 쓰고 있다"라며, "전자문서함으로 문서를 발송하고 이러면 되게 번거롭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일 대경연 원장에 류철균 전 이화여대 교수가 취임했는데, 그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역사회에서 반대의 목소리에도 최서연(최순실)의 딸 정유라 학점 특혜로 유죄 판결까지 받았던 유 전 교수의 임명을 강행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류 전 교수 임명에 반대하다가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설득에 찬성했다고 알려졌다.

▲ 지난해 11월 경상북도 '대구경북연구원 종합감사' 처분 요구 내용 갈무리 ⓒ 프레시안(=권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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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현

대구경북취재본부 권용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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