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수해 대응과 관련해 "재난안전 총괄부처 장관으로서 사과하라"는 야당 의원의 요구에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의원의 질의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오 의원은 재차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지만 이 장관은 침묵으로 답을 대신했다.
이 장관은 앞서 오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은 집중 호우 상황에 대한 대처가 미비했다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며 "장관은 동의하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만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수도권 일대 폭우 피해에 대해 "다시 한 번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불편을 겪은 국민들께 정부를 대표해서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 입장을 밝혔었다.
이 장관은 그러나 "집중 호우가 난 건 115년 만의 일이었다. 그 당시 그렇게 내릴 걸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며 "통상 대비를 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최선의 대처를 했다고 자부하느냐'는 오 의원의 지적에도 "보는 관점에 따라 미흡한 점이 있을 수 있지만 저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했다"고 자평했다.
윤 대통령의 폭우 당일 '재택 지시'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오 의원은 "폭우 피해를 대통령에게 직보(직접 보고)했나"라고 물었다. 이 장관이 "그랬다"고 답하자 오 의원은 "직보했는데도 (폭우 당일) 대통령이 퇴근한 거냐"고 물었고, 이 장관은 "그 시점(퇴근 시점)은 잘 모르겠다. 대통령이 언제 퇴근했는지까지 제가 알 수는 없다"고 했다.
'폭우 당일 막걸리 만찬' 지적엔…李 "기억 안 난다. 저는 안 마셨다"
아 장관은 이날 오후 민주당 김교흥 의원의 질의에 답하면서는 수도권 폭우 당일인 지난 8일 전북 군산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섬의 날' 행사 및 만찬에 참석한 사실을 시인했다.
이 장관은 김 의원이 "(폭우 당일인데) '섬의 날' 축제를 꼭 가셔야 하나. 차관이 가도 되는 행사 아니냐"고 하자 "(행사 주최측인) '한국 섬 진흥원'이라는데가 발족된 지 얼마 안 돼서 '장관이 꼭 와줬으면 좋겠다'(라고 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본인이 폭우가 예상된다고 각 부처에 (대응) 지시를 해놓고 본인은 4시에 군산을 갔다"며 "그리고 끝났으면 세종시 상황실로 가야지 호텔에서 저녁까지 드셨지 않느냐. 만찬장에 막걸리도 들어갔지 않느냐"고 했다.
이 장관은 '막걸리'라는 말이 나오자 "저는 안 마셨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김 의원이 "건배까지 했지 않느냐"고 재차 추궁했지만 이 장관은 "저는 기억이 없다"며 "저는 안 마셨다"는 말만 두어 차례 반복했다.
김 의원은 "6시 50분에 사망사고가 났다. 그런데 장관은 저녁을 드시고 있었다"며 "행사 끝나고 상황실 가서 도시락 드시면 안 됐느냐"고 비판했다.
이 장관은 이에 "그 당시 사망사고가 난 건 그때까지 보고를 못 받았고, 나중에 알게 된 것이다.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며 "상황이 심각해진 건 9시30경 폭우가 쏟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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