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뽑은 박민영, '쓴소리'라는 게 반文‧반노동‧반페미?

박민영 깜짝 발탁한 대통령실 "상징적 의미로 봐달라"…무슨 상징?

'이준석 키즈'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을 청년대변인으로 발탁한 용산 대통령실은 "청년세대로서 상당히 유연하고 자신의 생각이 단단하게 서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0일 기자들과 만나 "청년대변인이란 일을 줘서 2030 세대의 생각들, 우리가 미처 잡아내지 못한 것을 소통하는 것을 부탁하려고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준석 대표를 겨냥한 윤석열 대통령의 '내부 총질' 문자 파문과 관련해 윤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여권 내 '쓴소리' 인사로 주목을 받았다.

박 대변인도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의 곁에서 직접 쓴소리를 하면서 국정을 뒷받침해보려 한다"며 청년대변인직 수락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박 대변인이 지금까지 내놓은 '쓴소리'는 페미니즘에 대한 비판, 야권과 노동‧시민단체에 대한 적대적 언사에 치중됐다.

지난 5일 YTN <뉴스Q>에 출연한 박 대변인은 '대통령을 향한 쓴소리'를 부탁하는 진행자의 요청에 이전 정부와 민주화 세대에 대한 반감, 노동‧시민단체를 '사회악'으로 규정하는 강경 보수 면모를 드러냈다.

그는 "검찰총장 시절 혈혈단신으로 민주당과 싸우던 그 투기, 그리고 민주화 세대의 잔재를 청산하고 세대교체 교두보를 만들 것이라는 그 믿음, 그리고 전교조, 민주노총, 시민단체들로 점철돼 있는 사회의 악의 뿌리, 이런 것들을 뽑아낼 수 있다는 그 기대가 (윤 대통령에게) 있었던 것"이라며 "그런 모습들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지지를 잃어버린 것이고 지금 다시 그때 그 상황을 환기하고 돌아봐야 할 때"라고 했다.

박 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선 "남성 전체를 '잠재적 가해자'로 지목하는 래디컬 페미니즘을 등에 업고 규제와 통제로 개개인의 자유권을 옥죈 민주당의 패착을 답습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이처럼 강성 발언을 해온 박 대변인을 대통령실이 발탁하자 '이준석 키즈'에게 청년 정치의 외피를 입혀 '이준석 대체재'로 활용하고,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를 좁히는 효과를 기대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박 대변인이 맡게 되는 '청년대변인'의 역할에 대해 "상징적인 의미로 봐 달라"고 했다. 브리핑 등 언론을 직접 상대하는 자리에는 나서지 않으면서 젊은층의 입장을 수렴하는 상징적 역할에 국한된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박 대변인이 2030 전체를 대표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2030 전체를 대표한다는 게 아니라 2030의 뜻을 좀 더 쉽게 저희에게 연결시켜주지 않을까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대표 지지층 사이에선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기는 박 대변인을 향해 '배신자'라는 비난도 나왔다.

이에 대해 박 대변인은 "저는 단 한 번도 사람에게 충성한 적 없으며, 따라서 사람을 배신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 역시 페이스북에 "박 대변인에게 충성을 요구한 적이 없으니 충성을 받은 적도 없다. 그리고 충성을 받지 않았으니 배신도 아니다"면서도 "같은 대변인 직함이지만 그곳(대통령실)의 근무 환경은 좀 다를 것"이라고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 ⓒ박민영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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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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