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신동빈 사면 다음엔 이명박 석방인가"

민주노총 "재벌 사면 남발, 법치주의 근간 흔들어"

한덕수 국무총리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등 기업인 사면을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민주노총은 28일 "재벌의 호위무사 김&장 출신의 회전문 인사 본색을 드러냈다"고 일침을 가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논평을 내고 "그렇게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대통령이 명확하게 답해야 한다"며 "범죄를 저지른 자, 그것도 국정을 농단하고 회계조작과 횡령, 배임의 중대범죄를 저지른 재벌총수에게 관용은 없음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노총은 "대통령에 이어 총리까지 윤석열 정부의 친재벌 본색 드러내기에 브레이크가 없다"며 "어제 총리가 거명한 이재용·신동빈은 이미 전 정권으로부터 가석방 등의 혜택을 받고 취업활동의 편의와 해외 출장 등 실질적인 경영 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처럼 "법 집행의 형평성 논란을 일으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더해 '사면'이라는 특혜로 아예 과거 범죄 이력까지 세탁을 해주겠다는 것"이라고 이번 사면 건의 의도를 꼬집었다.

전날 한덕수 총리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 등 사면을 대통령께 건의하겠느냐는 질의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특별사면인 '8·15 광복절 특사'를 앞두고 숙고에 들어간 가운데 한 총리가 경제인 사면을 건의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셈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일 이 부회장의 사면 여부와 관련, "사면 문제에는 어떤 범위로 한다든지 등을 일절 언급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즉답을 피한 바 있다. 사실상 이 부회장에 대한 특별사면이 결정됐지만, 지지도가 하락세인 윤 대통령의 부담을 덜기 위해 여당이 질의를 통해 요청하고 총리가 건의하는 형식을 취했단 해석이 나온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은 "총리지명자 시절부터 김&장 출신으로서 그가 총리가 된다면 재벌과 자본의 이익에 충실하게 복무할 것이라는 예측과 우려를 현실화시킨 것"으로 이번 답변을 해석하고 "그가 총리로서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던질 수밖에 없다"며 "재벌 총수들의 사면을 통해 과연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번 사면을 단행한다면 "'돈이 법보다 위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이는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들게 된다. 노동자, 시민의 상대적 박탈감을 심화시킬 뿐이며 이러한 탈, 불법적 관행으로 인한 재벌공화국의 낙인은 결코 나라의 대외 신뢰도와 미래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항간에 떠도는 '이재용, 신동빈 사면 복권 다음엔 이명박 석방'이 현실화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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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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