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리위원회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은 뒤 잠행 중인 이준석 대표가 닷새 만에 광주 무등산에 오른 모습을 13일 공개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무등산 서석대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정초에 왔던 무등산, 여름에 다시 한 번 꼭 와봐야겠다고 이야기했었다"고 쓴 글을 올렸다.
그는 "원래 7월에는 광주에 했던 약속들을 풀어내려고 차근차근 준비 중이었는데 광주시민들께 죄송하다. 조금 늦어질 뿐 잊지 않겠다"며 "앞으로도 무등산의 자락 하나하나가 수락산처럼 익숙해질 때까지 꾸준히 찾아와서 오르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성접대 의혹 증거인멸 교사를 이유로 '당원권 정지 6개월' 정지 징계 처분을 받은 뒤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현재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은 권성동 원내대표가 맡고 있다.
당 대표 징계 이후 지도체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 대표가 무등산을 찾은 이유는 자신이 대선 국면에서 추진한 호남을 향한 구애, 즉 '서진(西進)정책'을 공으로 내세우며 징계 처분으로 상처를 입은 정치적 입지를 다시 세워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무등산과 함께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수락산'을 언급한 것은 내후년 4월 총선에서도 노원구병 지역에 출마를 계획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당원권 정지 기간이 끝난 뒤 대표직에 복귀하고 내년 총선에 공천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가 한 중소기업 사장으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수사 결과 경찰이 기소 의견을 내면 이 대표가 다시 한 번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되는 것은 물론 그에 대한 재징계도 예상된다. 이와 관련 당 윤리위원인 유상범 의원은 지난 11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모임에서 앞에 놓인 마이크가 꺼진 줄 알고 이 대표의 징계에 대해 최형두 의원과 대화를 나누다 "(이 대표가) 기소되면 징계를 다시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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