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0% 오른 시간당 9620원으로 결정되자 노사는 각각 저임금 노동자와 소상공인의 경제적 부담을 강조하며 비판에 나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30일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와 2018년 개악된 산입범위 확대의 영향을 고려하면 인상이 아닌 실질임금 하락"이라며 " 물가폭등과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배를 불리는 재벌, 자본과의 소득과 자산의 격차를 더 벌려 불평등 양극화를 가속,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최저임금위원회는 전날 8차 전원회의를 열고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최저임금 단일안 9620원을 표결에 붙여 재적 27명 가운데 출석 23명, 찬성 12명, 반대1명, 기권10명으로 가결시켰다.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위원들 4명은 최저임금안을 비판하며 표결을 거부했다.
민주노총은 '캐스팅보트'를 쥐었던 공익위원의 태도도 지적했다. 이들은 "위원장과 공익위원 간사는 앵무새처럼 '법정기한 준수'만을 되풀이하며 노동자측의 주장과 의견을 막아섰다"며 "윤석열 정부의 의도와 사용자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업종별 차등적용'을 주장하며 논의를 공전시키며 표결로 결론을 내더니 '공익위원 권고'를 통해 향후 이의 기반을 마련하는 '개악'의 디딤돌을 놓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23년 적용될 최저임금은 결정됐지만 민주노총의 최저임금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며 "최저임금 본래의 목적과 취지를 반영하고 이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개선 투쟁은 이제 시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가 불을 지핀 업종별 차등적용 조항을 막아낸다는 계획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올해 엄청난 물가상승률로 불평등과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낮은 인상률은 저임금 노동자들을 벼랑끝으로 내몰 것"이라면서도 이번 최저임금 결정 표결에 참여한 이유를 두고는 "한국노총 위원들은 표결 불참도 고려했지만, 그럴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저임금노동자에게 돌아오기 때문에 표결에 참여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여파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중고가 겹치면서 더이상 버티기 힘든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의 현실을 외면한 결정"이라며 "최근 5년간 물가보다 4배 이상 빠르게 오른 최저임금 수준, 한계에 이른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지불 능력, 법에 예시된 결정요인, 최근의 복합경제위기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이번 5.0%의 인상률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업종별 차등적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총은 "한계에 다다른 일부 업종의 최저임금 수용성조차 감안하지 않은 이번 결정으로 업종별 구분 적용의 필요성은 더욱 뚜렷해졌다"며 "정부는 업종별 구분 적용을 위한 실질적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내년 심의 시에는 반드시 최저임금 구분 적용이 시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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