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검수완박", 민주당 "의도적 도발"…청문회 시작부터 격돌

민주당 "사과해야" vs 국힘 "최강욱 제척해야"

9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가 한 후보자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용어 사용과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청문위원 자격을 두고 본질의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거세게 충돌했다. 

민주당은 시작부터 한 후보자가 모두발언에서 "검수완박"이라는 용어를 쓴 것을 사과하지 않으면 청문회를 진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한 후보자가 연루된 '채널 A'사건과 관련해 최강욱 민주당 의원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있는 점을 이유로 그에 대한 청문위원 제척 의결을 요구했다.

한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검수완박에 국민적 우려가 크다"며 "부패한 공직자의 처벌을 어렵게 하고 국민이 보게 될 피해가 너무나 명확하다"고 말했다. 이어 "법무부 장관으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용기와 헌신으로 일하겠다. 정의와 상식의 법치를 해나가겠다"고 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이에 대해 "검수완박은 '검찰 수사권의 완전 박탈'을 의미하는 단어인데 국회를 통과한 법안은 6대 범죄(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대형참사, 방위사업) 중 2개(부패, 경제)를 남겨두고 있다"며 "내용을 잘 모르고 한 발언이거나 의도적으로 한 발언일 텐데 만약 의도적으로 이 용어를 사용했다면 도발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 역시 한 후보자의 "검수완박" 언급에 대해 "인사청문회 인사말에서 '한 판 붙을래' 이런 식으로 했던 후보자는 처음"이라며 "이거 사과받고 취소하지 않으면 인사청문회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민형배 의원은 한 후보자가 지난달 15일 민주당이 추진한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입법에 대해 "명분없는 야반도주극"이라고 한 데 대해 "대의기관에 대해 함부로 대하는 태도를 가진 사람이 국무위원이 되면 안 된다"고 주장하며 한 후보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한 후보자의 "검수완박" 발언은 사과할 일이 아니라며 최 의원의 청문위원 자격을 문제 삼았다. 최 의원은 지난해 4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편지와 녹취록상 채널A 이 기자 발언 요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가 이 전 기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글의 요지는 이 전 기자가 이철 신라젠 전 대표에게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당신이 살려면 유시민에게 돈을 줬다고 해라, 그러면 그것으로 끝'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는 것이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 자리에 청문위원으로 참석하는 게 대단히 부적절한 분이 있다"며 최 의원을 겨냥해 "통칭 채널 A, 권언유착 사건을 사실상 만든 민주당 의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이 후보자를 청문하는 건 부적절하고 청문회가 형사 사건 피고인이 자기변호를 하는 자리로 변질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며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장관 후보자와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거나 공정을 기할 수 없는 이는 청문회에 참여할 수 없다"고 했다.

양당 간 공방으로 청문회장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박광온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간사 간 협의를 위해 10분 간 정회를 선포했다. 정회 뒤에도 양당 의원들은 한 후보자의 사과와 최 의원의 제척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이야기하며 공방을 이어갔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박주민 의원은 "한 후보자 본인도 채널A 관련된 사건에 본인이 전혀 관련돼있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상황에서 최 의원에 대한 우려는 없다고 보고 있다"며 "한 후보자가 국회의 입법활동을 야반도주로 표현하고 검수완박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데 대해서는 적절한 유감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간사 간 협의에서) 최 의원이 위원 회피를 하는 것이 어떻냐는 의견을 전달했는데 하지 않겠다고 말했기 때문에 저희 당은 법사위에서의 제척 의결을 요청한다"고 역공하는 한편, "검사들의 수사범위를 부당하게 제한하고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을 제한하는 등 위헌적 요소가 많은 검수완박법에 대해서는 법무부 장관이 의견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사과는 적절치 않다"고 맞섰다.

양당의 공방을 들은 뒤 민주당 소속 박광온 법사위원장은 "인사청문회 제척 의결은 위원회 다수가 동의해야 할 수 있다"며 법사위 내 다수를 점한 민주당 의원들이 반대하는 최 의원의 제척 의결을 거부했다. 한 후보자의 사과 문제에 대해서는 "논란이 종식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간사 간에 이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충분히 협의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한 뒤 다시 한 번 정회를 선포했다.

한편, 이날 오전 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한 후보자에게 '딸 스펙 의혹' 관련 자료, 부동산 소유 내역 등의 제출을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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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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