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소고기 발언' 후폭풍…"소상공인 주제에 소고기 사먹어 죄송합니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소상공인 지원금 차등 지급 방침을 설명하며 "여유 있는 소상공인은 지원금으로 소고기를 사 먹었다"고 발언해 비판이 일고 있다.

안 위원장은 지난 28일 인수위 사무실에서 소상공인 피해 지원금 차등지급 방침에 대해 설명하면서 "정부는 임기응변식으로만 대처하고 심지어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즉 아주 어려운 사람부터 먼저 도와줄 생각 않고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국고를 효율적으로 쓰지 못했다"며 "어느 정도 형편이 괜찮은 분은 돈 받으면 소고기 사서 드시고, 형편 어려운 분은 그 돈 받아서는 가게를 운영할 수도 없고 월세도 못 낼 정도로 아무 도움 안 되는 일들이 발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원금을 차등지급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소고기 예시'를 들었지만, 소상공인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소상공인들에게 피해 보상 명목으로 600만 원을 일괄 지급한다는 공약을 내세웠지만, 정확한 지원금 액수를 밝히자 않은 상황인데다, 일괄지급에서 차등지급으로 바뀌게 돼 '공약을 파기하려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소고기 발언'이 불에 기름을 부은 셈이 됐다.

인수위 홈페이지에는 당장 "소고기 안 사먹을 테니 1호 공약 지키자", "돼지고기를 먹었어야 하는데 소고기를 먹어 죄송합니다", "소상공인 주제에 소고기 사먹어서 죄송합니다", "소고기 이제 먹지 않겠습니다", "닭고기 돼지고기 다 안먹겠습니다", "소고기 안 먹었어요 공약 지켜주세요", "저는 돈에 표를 판 부끄러운 사람입니다.(소고기 먹는 소상공인)" 등의 제목의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홈페이지에 올라온 시민들의 글

인수위 홈페이지에 '소고기 먹는 소상공인'이라고 소개하며 글을 올린 한 시민은 "1호공약 말바꿈, 600(만 원) 이라 말한 적 없다는 당선인과 그 당 집안 사람들, 손실보상이란 말도 어설픈 단어로 바꿔가며 '난 줄려했는데 전정부 탓하며 계산 정확했다, 당선인이 옳았다!'하며 자기 자랑만하고, 결국 남탓으로 이젠 국회의 시간이네 하며 말바꾸기 논의할 동안 모두 죽어 나가고 있습니다"고 지적했다.

이 시민은 "약속? 그까짓거 일단 당선되고 아니면 말지 하는 생각, 그거 결국 지난 과거와 다름없었던 답습이고, 도돌이표 아닐까요"라고 비판하며 "당선인은 500만 소상공인분들이 그 돈 받아서 무엇을 할거라 생각하십니까? 소고기 사먹을까요? 아닙니다. 대부분은 그 돈으로 폐업정리하고 보증금이라도 조금 남을까 걱정하고 그돈으로 정부에 밀린 세금내고, 그 돈으로 같이 버텨준 직원들 급여 퇴직금으로 사용될것"이라고 했다.

그는 "당선인에게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돈에 표를 팔은 부끄러운 부모 부끄러운 국민을 만들지 말아주세요"라고 글을 맺었다.

또 다른 한 시민은 "소고기 안 먹을게요. 대신 방역지원금 600만원 당선인1호공약인 600만원 약속지켜주세요. 방역지원금은 말 그대로 정부에서 방역한다고 피해 본 소상공인들한테 지급되는의미입니다. 손실보상과는 다른 지원입니다. 그동안 최전방에서 정부의 방역체계 지킨다고 눈물 흘린 자영업자들 잊지마세요. 최대 600만원이 아닌 최소 600만원 보태서 1000만원 주겠다는게 윤당선인님 1호 공약이였습니다. 소고기 안 먹고 살겠습니다. 대신 약속 꼭 좀 지켜주세요.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세상에 살고 싶습니다"라고 적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홈페이지에 올라온 시민들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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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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