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오늘 본회의 열어 처리"…국민의힘, 연좌 농성 돌입

민주당 "尹당선인에게 더 휘둘릴 수 없다", 국민의힘 "무법천지 국회 운영"

국민의힘 지도부가 27일 더불어민주당의 검찰 수사권 일부 폐지 법안 일방 처리를 규탄하며 국회에서 연좌농성을 시작했다. 171석을 점하고 있는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를 빠져나온 검찰청법 및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본회의 처리를 공언해 새정부 출범을 코앞에 두고 여야 대치가 가팔라지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로텐더 홀 계단 앞에서 연좌농성 선포식을 갖고 "오늘 민주당의 검수완박법 강행 처리를 저지하기 위한 국민의힘 연좌농성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참사에 대한 검찰 수사권 폐지를 주 내용으로 하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사실상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권 원내대표는 "이렇게 무법천지인 국회 운영이 어디 있나"라며 "우리는 농성을 통해 검수완박법이 얼마나 부당하고 어떤 피해가 가는지 알리고 국민의 힘으로 이를 저지"하겠다고 했다.

연좌농성 선포식에는 국민의힘 의원 20여 명이 자리를 함께 하며 "민주당은 이재명 방탄법 즉각 중단하라", "권력비리 은폐 시도 검수완박 반대한다" 등 구호를 외쳤다. 선포식이 끝난 뒤에는 권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박형수 원내대변인 등 4명이 미리 준비된 의자에 앉아 농성에 들어갔다.

권 원내대표는 앞서 열린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 연석회의에서도 법안 처리 과정을 비판했다. 그는 "오늘 자정 민주당은 법사위를 일방 소집해 기립투표로 검수완박법을 통과시켰다"며 "국민의 힘이 안건조정위원회를 소집했지만 민주당은 꼼수 위장 탈당한 민형배 의원을 비교섭단체 몫으로 배정하고 제대로 된 토론 한 번 없이 위원회를 전광석화로 마무리해 국회 선진화법의 정신을 철저히 짓밟았다"고 말했다.

안건조정위원회는 국회 내에서 이견이 있는 법안을 최장 90일 동안 심의할 수 있도록 한 상임위 내 소위원회다. 위원은 제1교섭단체(가장 의원 수가 많은 당)과 다른 당 3대3 동수로 꾸려지며 강제 종료를 위해서는 위원 4명의 동의가 필요하다. 다수당이 밀어붙이는 법안에 대한 소수당의 의견 개진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다.

전날 법사위 전체회의를 앞두고 꾸려진 안건조정위원회에서는 민주당 의원 3명과 지난 20일 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민형배 의원 동의하에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국민의힘 의원 2명은 이에 반대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자료 제출 거부를 이유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다음달 2, 3일로 연기한 데 대해서도 "당장 발등의 불인 검수완박법을 처리하자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무회의가 예정된) 5월 3일 이전 법안 통과에만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민생 위기가 어떻든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든 안중에 없다. 그래야 문재인과 이재명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오늘 본회의를 열어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맞섰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여야 합의든 국민 약속이든 국회선진화법이든 깡그리 무시하는 국민의힘과 윤석열 당선인에게 더이상 휘둘릴 수 없다"며 "소통령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와 이준석 대표, 그 정점에 윤석열 당선인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의 반발에 대해선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법사위 간사가 비공개로 만나 조문 하나하나를 함께 검토해 합의해 놓고 정작 그 합의사항 처리를 물리적으로 막는 이중적 정치쇼"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농성에 들어간 국민의힘의 의도에 대해 "합의 파기로 인한 국회 대결 국면이 길어질수록 자신들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는 게 국민의힘과 윤 당선인의 속내"라며 "최악의 인사 참사로 도배된 역대급 인사청문회도 묻힐 것이고 지방선거에도 유리하다는 계산"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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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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