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라이벌' 유승민·홍준표 죽이기?…지방선거 '尹심' 논란에 '경선불복'도 속출

강원 전략공천, 울산 컷오프에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 '내홍'

6.1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이른바 '윤심 논란'이다. 공교롭게도 유승민, 홍준표 등 윤석열 당선인의 당내 경쟁자들이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인데다, 공천 과정에도 윤 당선인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14일 윤 당선인의 '대선 TV토론' 코치 역할을 했던 황상무 전 KBS 앵커를 사실상 전략공천했다. 당내 경쟁자인 김진태 전 의원은 이에 대해 "공천관리위원회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이의 신청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반발했다.

같은 날 국민의힘 김태흠 의원은 충남도지사 출마 선언을 했다. 김 의원은 윤 당선인의 강한 출마 권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앙일보>가 보도한 데 따르면 윤석열 당선인이 김태흠 의원과 지난달 31일 독대해 "명색이 내가 충남의 아들인데 충남지사 선거를 져서 되겠느냐"며 출마를 권유했다고 한다. 이후 김태흠 의원은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접었고, 경쟁자가 없어진 윤석열 당선인의 측근 권성동 의원은 무난히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윤석열 당선인과 대선 경선에서 경쟁했던 광역단체장 후보들도 줄줄이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유승민 전 의원은 '윤심' 직격탄을 맞았다. 윤석열 당선인 대변인이었던 김은혜 의원이 대변인직을 전격적으로 사퇴하고 경기도지사 선거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의 '입' 역할을 맡은 인사가 인수위 출범 1달도 안돼 선거 출마를 위해 중도 사퇴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것이어서 당 안팎에선 "윤심 없이는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말이 나왔다.

유 전 의원은 지난 7일 KBS 인터뷰에서 '친윤이 모여 유승민을 떨어뜨리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선 기간 동안 윤석열 당선인 지지 선언을 하며 도왔고, 이번에 도지사 출마 선언을 하고 (윤석열 당선인에) 전화를 드렸더니 '응원한다'고 했다"며 "당선인의 마음은 아닌데 소위 주변에서 '윤핵관'이라는 분들이 줄세우기나 강요하고 그러면 자중하는 게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홍준표 의원의 처지도 곤란해졌다. 윤석열 당선인은 지난 12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았다. 이때 박근혜 전 대통령은 유영하 변호사에게 의전을 맡기고 배석시켰다. 박 전 대통령은 유 변호사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으며 유 변호사를 공개 지지한 바 있다. 윤 당선인의 박 전 대통령 예방 관련 브리핑은 윤 당선인의 최측근 중 하나인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 부위원장과 유영하 변호사가 공동으로 맡았다. 사실상 유 변호사를 '박근혜의 입'으로 공인해준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왔다.

이후 유 변호사는 윤석열을 '선배'라 부르며 언론 인터뷰에서 "제게 윤 당선인은 소주 한잔 편하게 하는 선배다. 선배가 처음 사저에 들어왔을 때 조금 긴장한 듯 보였는데 금방 풀렸고,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마음속에 가진 미안함을 박 전 대통령에게 전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유 변호사 출마와 박 전 대통령의 유 변호사 지지 영상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정책 대결의 장이 아닌 전직 대통령 팔이, 대통령 당선자 팔이 선거로 변질됐다"고 비판했다. 친박계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홍준표 의원은 유영하 변호사가 (선거에) 나올 줄 생각도 못 했다"고 전했다.

대선 경선 과정에서 윤석열 당선인과 홍준표 의원 사이에서 '중립'을 지켰던 박맹우 전 의원도 울산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됐다. 박 전 의원은 "신권력층이 합세해 철저히 박맹우 죽이기에 나선 것"이라며 "공천 농단을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윤석열 당선인 등 신권력층과 그 측근들의 의중이 경선에 개입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말을 아끼겠다. 추측만 해달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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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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