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석 민주당 '검수완박' 당론…대검 "대단히 유감" 격앙

김오수 총장 필두로 '줄사퇴' 불가피, 국회도 '강대강' 대치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한 박탈)' 법안을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당론을 결정하자 검찰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던 대검찰청은 12일 민주당 의원총회 직후 "현명한 결정을 기대했는데 대단히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법안 저지에 총력을 기울여온 검찰의 허탈감이 역력한 입장문이다.

민주당 의총 결과에 대해 김오수 검찰총장은 아직 직접적인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격앙된 검찰 분위기를 고려할 때 검찰총장직을 던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 총장은 전날 "검찰 수사기능이 폐지된다면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할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직을 건 배수진을 쳐놓은 상태다.

김 총장은 민주당 의총에 앞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긴급 회동을 갖고 "지난해 1월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이 제대로 안착되지 않았는데 검수완박 법안이 급하게 추진되고 있다"며 우려를 전달했으나 민주당의 강행 방침에 제동을 걸지는 못했다.

특히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 처리 시기를 이달로 못박은 상황이어서 김 총장뿐만 아니라 검찰 고위간부들의 줄사퇴 반발이 빠르게 현실화될 것이란 관측도 검찰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2일 정책 의원총회를 열고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추진을 당론으로 결정했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직을 걸고 법안 통과를 막겠다는 각오를 밝혔고, 검사장들 역시 국민 피해와 현장의 혼란이 우려된다며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12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모습. ⓒ연합뉴스

국민의힘 '필리버스터' 동원해 저지

윤석열 정부 출범을 한 달 앞두고 민주당이 '검수완박' 속도전에 나서면서 여야 분위기도 급속도로 경색됐다.

국민의힘과 정의당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검수완박' 법안을 처리하기까지 민주당은 관련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는 물론, 본회의 단독 처리가 불가피해 보인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의총 직후 "민심과 한참 동떨어진 검수완박 법안 추진은 지방선거와 2년 뒤 총선에서 반드시 자승자박이 돼 돌아올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같이 밝히고 "검수완박 법안 강행은 대선 민심을 거스르는 것이며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고문을 지키기 위한 '방탄법안'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박 원내대변인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4월 강행 처리를 하려고 한다면 필리버스터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라며 "정의당과 검수완박 법안 추진에 대해 적극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제한 토론으로 시간을 끌어 회기를 넘기는 방법까지 동원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실제로 필리버스터를 실행하면 민주당이 이를 강제종료 시킬 수단도 마땅치 않다.

국회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인 180석이 찬성해야 필리버스터를 종료시킬 수 있지만, 민주당 의석은 이에 모자라는 172석이다. 박병석 의장과 무소속 의원들을 규합해도 179석으로 1석 모자란다.

정의당 장태수 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등 형사사법 체계 변경에 따른 성과와 한계를 살핀 후 검경의 민주적 통제와 인권 보호 및 범죄로부터의 안전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하자고 요청한 저희로서는 유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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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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