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부정부패는 국민 약탈 행위", '적폐수사' 공세 반격

호남서 민주당 겨냥 "얼마나 잘못했길래 부정부패 엄단을 정치보복이라 하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자신의 '집권시 현 정부 적폐 수사' 발언에 대해 적극 해명하며 "얼마나 잘못을 많이 했길래 부정부패 엄단을 정치보복이라고 국민을 기만하느냐"고 청와대·여당에 역공을 가했다.

윤 후보는 16일 전북 전주역 거점유세에서 "3억5000만 원 넣고 1조 원 가까이 챙겨가는 이런 개발사업이 도대체 지구상에 어디 있느냐"고 대장동 개발 의혹을 거명하며 "이 사람들은 부정부패(수사)를 마치 정치보복처럼 생각하는데, 독에 밑이 빠지고 깨져 있으면 물을 부어도 물이 차느냐?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부패를 놔두고 번영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어 충북 청주시 롯데시네마 앞 거점유세에서도 "제가 상대 정당 후보를 인신공격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면서도 "국가의 미래와 관련해서 꼭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며 "3억5000만 원 부은 사람이 1조 원을 가져가면 그게 부정부패 아니면 뭐겠나? 너무 명백하지 않나? 저는 대통령이 되면 이런 부정부패는 내 편이고 남의 편이고 가리지 않고 오로지 국민을 위해 척결하겠다"고 말해 집권시 대장동 수사를 예고해 눈길을 끌었다.

윤 후보는 "이 대장동 땅 수용당한 사람, 아파트 사 들어온 입주민들, 다 착취당하고 약탈당한 것 아니냐"며 "이 돈이 누구돈이냐. 백성의 고혈 아니냐. 이런 사람을 공당 후보로 내세우고 나라가 잘 돌아가겠느냐"고 공세를 이어갔다. "이것을 네거티브라고 하고 정치 보복이라 한다면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도 했다.

그는 "부패로 챙긴 돈이 개인 자산인가, 국민 것인가"라며 "얼마나 잘못을 많이 했길래 부정부패를 엄단하고 법치를 세운다는 것을 정치 보복 프레임으로 만들어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광주 유세에서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위대한 지도자 김대중 선생"이라고 부르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기리며 지역 민심에 호소하는 한편 "부정부패는 정치보복 문제가 아니다. 저 윤석열, 그런 보복 같은 것 생각해본 적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었다.

윤 후보는 오후 유세에서는 "부정부패는 부정부패로 끝나는 게 아니라 국민에 대한 약탈행위"라고 역공의 수위를 한 단계 더 올렸다. '국민 약탈'은 지난해 윤 후보의 정치 참여 선언에 담겼던 표현이다. 

그는 정부·여당을 겨냥해 "가진 사람 것 빼앗아서 없는 사람에게 나눠주는 홍길동인 것처럼 떠들지만 결국 어려운 사람 더 힘들게 만든 정권 아니냐. 이런 위선이 도대체 어디 있느냐", "있는 사람, 없는 사람 갈라쳐서 고착화시키고, 없는 사람들한테 거짓말해서 늘 편하게 내 편 만들고 선거 치른 집단"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편하게 정권 잡고, 늘 편하게 따뜻하게 살고, 이게 다 뭐냐? 이게 부정부패 아니면 뭐냐"라고 민주당을 '부정부패 세력'으로 규정하는가 하면, "집값은 천정부지에 주머니는 비어 있는데 도대체 세금을 얼마나 뜯어 갔나. 초과 세수가 수십 조 원이다"라며 "이 돈 아디로 갔나? 이게 약탈 아니면 뭔가"라고 정부의 세금 징수를 '약탈'에 빗대기도 했다. 

윤 후보는 또 전주 유세에서는 "민주당은 선거 전문 정당 같다. 선거 때만 되면 예외없이 예쁜 옷 입고 과자 들고 나타나 '이거 준다', '저거 준다' 해놓고 수십 년 동안 많이 달라진게 있나? 전북이 발전했나?"라며 "이제 호남, 전북도 달라져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국민의힘도 잘못한 것, 부족한 것 많지만 이렇게 거짓말을 많이 하느냐?"며 "(민주당은) 호남이 자기네 텃밭이라고, 이번에 저희가 열심히 호남인들 상대로 선거운동을 하기 전에는 이 분들 아마 호남 유권자들에게 문자 한 번 안 보냈을 것이다. 지금은 급해서 문자도 보내고 전화도 하고 찾아온다면서, 과거에는 누워서 (선거)하는대로 생각했던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윤 후보는 "전북은 우리 역사의 자존심을 세운 곳"이라며 "한말 동학혁명이 어땠나? 절체절명 위기에서 나라를 바로잡으려고 들고 일어난 것 아니냐"고 동학혁명을 언급하기도 했다. 경쟁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지난 연말연초 전북 방문시 등 두어 차례 동학혁명을 언급한 바 있는데, 이에 맞불을 놓은 셈이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저녁 국민의당 선거유세 차량 사고 관련 사망자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와의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관심이 모이고 있지만,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인간적인 도리에서 조문을 가시는 것이기 때문에 일체의 정치적 해석은 경계해 달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변인은 전날 JTBC 방송이 '윤 후보 측에서 안 후보 측에 차기 대선 로드맵을 제안했다'는 취지의 보도를 한 데 대해 "그런 내용은 보도를 통해서 처음. 접했다. 선대위 내에서 그런 논의는 진행된 바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전북 전주역 거점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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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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