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 투자금융 지원액 1년 사이 15.4조 증가…탈석탄 시대 맞나?"

양이원영-사회책임투자포럼 8일 '석탄금융백서' 발간

좌초자산 위험이 있는 석탄 관련 금융 지원 규모가 에너지 전환 시기임에도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 한국 석탄금융 백서’를 발간했다며 탈석탄 시대에 좌초 관련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이 의원실과 포럼은 백서에서 지난 2020년 6월말 18개이던 탈석탄 선언 금융기관 수는 1년이 지나 100개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좌초자산인 석탄 관련 기업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금융기업 수가 늘어났다는 의미다.

그러나 백서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 6월말까지 우리나라 금융기관의 누적 석탄금융 지원 규모는 74조9000억여 원에 달해 2020년 6월말 59조5000억 원 대비 15조4000억 원 증가했다.

탈석탄 선언 금융기업이 증가했으나, 오히려 석탄 관련 금융 투자액이 급증한 것이다. 지지난해 관련 금융 지원액 74조9000억 원 중 39조9000억 원이 공적금융이고 46조 원은 민간금융이었다.

이처럼 관련 투자가 늘어남에 따라 2020년 6월말 67조9000억 원이던 석탄자산 익스포져(위험에 노출된 금액)도 2021년 6월 기준 86조 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하여 18조1000억 원 증가했다.

백서는 또 작년부터 2050년까지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과 회사채 만기 상환을 가정해 국내 금융기관이 만드는 석탄자산 금융배출량(financed emissions)을 분석한 결과, 작년 4423만 이산화탄소환산톤(tCO2e)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5년 5813만tCO2e으로 정점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증가한 이산화탄소환산톤 규모는 2040년에도 3000만tCO2e 이상으로 유지하다 2041년부터 빠르게 소멸했다.

이에 따라 2021년부터 2050년까지의 누적 금융배출량(financed emissions)은 10억4000만tCO2e에 달했다. 이 수치는 2018년 기준 국내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의 1.5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국내 전체 석탄발전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금융기관의 석탄자산 금융배출량 비율은 2021년 21.7%(2018년 배출량과 비교)에서 2030년 50.6%로 두 배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2030년이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권고한 선진국의 석탄발전소 폐쇄시점이라는 점, 한국의 2030년 NDC(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에 따른 석탄발전 배출량이 2018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축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금융권의 2030년 이후 석탄발전 배출량 기여도는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백서는 현재 국내 금융기관이 보유한 석탄발전 관련 대출 및 채권자산의 99.9%가 2050년 이전에 만기가 도래하며 LNG 등 대부분의 화석연료 관련 대출 및 채권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금융기관이 연장만 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노력을 하지 않고도 석탄 등 화석연료 관련 자산이 자동 소멸됨을 의미한다.

백서는 따라서 국내 금융기관이 탄소중립과 관련해 그린워싱을 피하기 위해서는 과학기반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에 근거해 1.5도 시나리오에 부합하는 2030년 목표를 설정하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이원영 의원은 "금융의 특성상 약정된 금액의 집행이 앞으로도 이어질 상황에서 금융기관의 탈석탄 선언이 증가했다고 해서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며 금융기업이 "신규투자 중단을 넘어 기존에 투자된 석탄금융, 더 나아가 온실가스 다배출 자산에 대한 금융지원의 조기철회, 조기상환 등의 해소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김영호 이사장은 "국내 금융기관이 석탄 등 화석연료에 대한 대출과 채권 자산의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철회 없이 만기연장만 하지 않는 방식으로 탄소중립을 이룬다면 그린워싱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탄소중립 관련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는 2030년인 만큼 이 시점에 맞추어 적극적인 기후행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백서는 국내 공적 금융기관과 민간 금융기관 전체를 대상으로 2009년부터 2021년 6월말까지 석탄발전과 관련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회사채, 보험지원 등의 현황을 전수조사 방식으로 분석한 보고서다. 2020년 10월 발간물에 이어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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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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