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에서 전기 연결 작업을 하던 중 감전돼 숨진 한국전력(이하 한전) 하청 노동자 고 김다운 씨의 유족이 한전과 하청업체의 사고 책임자를 처벌해달라는 국민청원 참여인원이 1만 명에 육박했다.
김 씨의 유족 A씨는 "결혼을 앞둔 제 동생을 죽음으로 내몰은 한전과 하청업체의 강력한 처벌을 요청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지난 4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렸다.
김 씨는 지난해 11월 5일 경기 여주시의 신축 오피스텔 인근 전봇대에서 전기 연결 작업을 하던 중 고압 전류에 감전됐다. 사고 직후 김 씨는 상반신 대부분에 심한 화상을 입은 채 전봇대에 연결된 안전고리에 30분가량 매달려있었다. 이후 목격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김 씨는 중환자실에서 사투를 벌이다 사고 19일 만인 지난해 11월 24일 숨졌다. 30대였던 김 씨는 올봄 예비신부와 결혼을 약속하고 상견례를 앞두고 있었다.
사고 당시 김 씨는 제대로 된 안전 장비 없이 홀로 일했다. 고압 전기 작업에 쓰이는 고소절연작업차 대신 일반 트럭을 탔다. 장갑도 고무 절연장감이 아닌 면장갑을 꼈다. 김 씨가 하던 작업은 한전의 안전규정 상 2인 1조로 수행해야 하는 것이었다.
청원글에서 A씨는 한전과 하청업체가 김 씨에게 홀로 위험한 작업을 시켰다고 한 뒤 사고 당일에도 늑장대응을 했다고 분노했다. A씨는 "제대로 된 조치를 받지 못해 30분가량 위중한 상황에서 구조가 지체됐고 회사에서는 유족들에게 사고가 발생하고 한참 뒤인 2시간 후에 연락을 했다"며 "병원에서는 60대 무명남으로 처참하게 홀로 중환자 응급실에 있었고 응급조치에 대한 동의 또한 사고가 발생하고 한참의 시간이 지나 유족들에게 받을 수 있었다"고 썼다.
A씨는 한전과 하청업체가 지금도 책임 떠넘기기식 대처로 일관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A씨는 "하청업체는 사고일부터 현재까지 제대로 된 사고경위에 대해 유족에게 설명조차 하지 않고 단순히 고인의 실수로만 이야기"하고 있다며 "원청인 한전도 유족에게 정확한 상황(에 대한 설명)과 사과, 재발방지 언급을 피하고 있다"고 했다.
A씨는 "행복한 결혼을 앞두고 있던 청년의 목숨은 누가 책임을 지나요? 남은 약혼자와 가족은 어떤 말과 보상으로 이를 대신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은 뒤 "어처구니 없는 사고를 발생시킨 한전과 하청업체에 강력한 처벌과 함께 중대재해에 대해 최대한의 형벌로 다스려 주시길 간곡하게 읍소드린다"고 밝혔다.
A씨가 올린 청와대 청원에는 6일 현재까지 9000여 명이 참여했다.
* '고 김다운 씨 산재사망 책임자 처벌 촉구' 청와대 청원 참여 링크 바로가기 ☞ : 결혼을 앞둔 제 동생을 죽음으로 내몰은 한전과 하청업체의 강력한 처벌을 요청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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