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8일 차별금지법 제정에 "현실에서 잘못 작동될 우려가 높다", "이런 문제를 놓고 일방적으로 일방통행식의 처리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부정적인 의사를 밝혔다.
이 후보는 한국교회총연합회를 방문해 "차별금지법 문제는 우리 사회 중요 의제이고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게 현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해외에 그런 왜곡된 사례가 실제로 존재하다 보니까 충분한 논의를 통해 국민 합의에 이르러야 한다는 데 동감한다"고 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6월 19일 '차별금지법에 대한 입장'이라는 입장문을 통해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대선(2017년 민주당 경선후보시절)에서 이미 입장을 밝혔다"며 "논쟁이 심한 부분은 오해의 불식, 충분한 토론과 협의, 조정을 통해 얼마든지 사회적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찬성론에 무게를 뒀다.
그랬던 이 후보가 종교계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선 "우리 헌법 정신에 따라 모든 분야와 영역, 사람들 사이에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당연하다 생각하고, 기독교계 지도자들도 그 점을 부인하진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법안 제정에는 난색을 표한 것이다.
그는 "당장에 닥친 위험의 제거나 반드시 필요한 현실적 문제해결에 긴급한 사안이라면 모르겠지만 사실 우리 사회의 가야할 방향, 지침 같은 것"이라며 "특히 이 문제는 우리 사회 구성원의 높은 시민의식에 터 잡아서 오해는 불식하고, 왜곡되거나 아니면 잘못 적용될 얘기들은 배제하고 충분한 논의와 토론으로 얼마든지 사회적 합의에 이를 수 있는 사안"이라고 속도조절론을 폈다.
이 후보는 "우려하는 바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하고, 필요한 일을 해나가기 위해 충분한 대화와 소통, 그리고 합의에 이르는 과정들을 충실하게 밟아 나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인 소강석 목사는 "교회는 초갈등 사회를 화해 사회로 만드는 지도자를 원한다"며 "가장 예민한 부분이 차별금지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뵐 때마다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교계 목소리를 경청하겠다, 수없이 들어왔다"며 "오늘 다시 한번 확인해 달라"고 이 후보에게 요구했다.
소 목사는 "독소조항이 들어간 부분은 누구보다도 김진표, 김회재 의원이 잘 아니까 교계 목소리를 들으면서 나가야 한다"며 "소수자를 배려하는 자체가 다수를 묶어버리는 문화적, 사회적, 병리적 현상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차별금지법은 1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며 국회 국민동의청원절차에 따라 국회 법사위에 회부됐지만 여전히 '답보' 상태다. 법제사법위원회는 90일 안인 지난 9월11일까지 차별금지법안을 심사해야 했지만 심사를 연기한 상태다. 국회법에 따라 소관 상임위는 최대 150일 안에 국민동의청원을 본회의에 부의할지 말지를 심사해 국회의장에게 전달해야 한다.
차별금지법 대표발의자 의원 4명(이상민·박주민·권인숙·장혜영)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이번 국회에서 반드시 평등법·차별금지법 제정을 이뤄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재명 후보의 경선 캠프 총괄본부장 출신인 박주민 의원도 "국민의힘 윤한홍 법사위 간사와 평등법 공청회를 시작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기억하는데 여전히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논의 시작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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