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이 "산업구조 개편 이제 막 시작됐다"라며, "대한민국 최초로 산업구조 혁신에 성공한 도시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지역 기업 시가총액 상위 7개 기업 중 3개 기업이 미래차, 의료분야 기업이고, 상위 7개 기업 시가총액의 합은 18조 1596억으로 2013년 말 대비 420% 이상 증가해 신산업 육성정책 시행에 따른 대구 산업구조 변화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고 11일 전했다.
경제적 취약 도시 오명 '대구'...변화의 바람
대구 동구에 거주하는 30대 청년은 이러한 발표에 대해 "경제적으로 취약한 '대구'라는 이미지에서 탈출했으면 좋겠다"며 "대구의 저력을 보여주고, 기업과 인재가 모여드는 활기찬 도시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세 번째 도시인 '대구'는 지역총생산(이하 'GRDP')이 1992년부터 26년째 전국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국가통계포털(이하 'KOSIS')에 따르면 2019년 기준 1인당 GRDP의 경우 1위인 울산의 6511만 원의 약 36.7% 수준인 2388만 원에 머무르고 있다.
대구의 인구도 2003년 252만 명을 기록한 이래 차츰 감소해 241만 명으로 서울, 부산, 인천에 4번째 도시가 됐다.
지난 2015년 인천시는 '서울·부산·대구...'가 아닌 '서울·부산·인천·대구...' 순서로 표기해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행정안전부에 보낸 적이 있다. GRDP, 인구, 면적이 대구에 비해 크고 많다는 이유다.
'서울·부산·대구...' 표기는 행정안전부 등 정부의 각종 공문에 표기되는 순서이다. 1981년 대구·인천직할시가 출범할 때와 95년 광역시 체제를 도입할 당시의 인구·경제 규모에 따른 관행이다.
경제계에서는 대구가 경제적으로 취약하다는 인식은 대구와 인접한 경북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파악하지 못한데 따른 오해라고 전했다.
KDI 경제정보센터 '2020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특광역시 중 자산 규모(자산 평균)는 서울, 세종에 이어 3번째로 4억 826만 원이다. 대구의 경제는 자체적으로 직접 생산보다는 거주하는 사람들이 다른 곳에서 벌어들이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많은 지방 대도시와 같이 수도권과의 격차는 커지고 있으며, 인구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일자리 부족으로 알려졌다.
산업구조변화 시작, 대구시 5+1 신산업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대구경북지역 산업구조 평가 및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혁신역량이 전국 평균인 8.9보다 크게 낮은 7.3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여기에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연계성이 낮아 제조업의 고도화가 제약받는 상황이 지속됐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에 따르면 산업구조의 고도화가 이루어지지 못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는 인력의 타 지역 유출로 이어지고, 다시 지역 내 연구개발(R&D) 및 혁신역량의 감소로 이어지는 구조를 형성했던 것이다.
대구시는 물론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조해 많은 지원과 투자를 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로봇산업진흥원, 한국뇌연구원, 한국정보화진흥원을 대구에 유치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의 설립 이외에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대경연구센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대구분원, 국립대구과학관, 한국기계연구원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 등의 다양한 연구·교육 기관이 대구지역에 설립됐다.
오랜 숙원사업이던 국가산업단지 설치 역시 현풍국가산업단지와 구지국가산업단지를 통해 구체화됐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을 설립 이후 수성알파시티, 테크노폴리스, 이시아폴리스 등의 신도시 조성 사업을 통해 첨단산업과 주거가 어우러지는 공간도 만들었다.
권영진 대구시장 "대구경제의 판이 바뀌고 있다, 중단없이 전진하자"
대구시는 2014년부터 '대구 산업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지역의 미래가 없다'는 확고한 비전을 가지고, 대구의 환경, 산업 인프라, 전후방 연관산업을 분석해, 대구가 가장 잘할 수 있고,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유망한 '물, 의료, 로봇, 미래형자동차, 에너지' 5대 신산업에 스마트시티를 더해 '5+1 신산업'중심으로 산업구조 개편을 추진 중이다.
대구 기업 시가총액 순위를 보면 대표기업과 산업의 변화를 볼 수 있다. 미래형자동차, 의료 관련 기업이 대구 상장기업 시가총액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대구시 5+1 신산업이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대구시에 따르면 신산업 육성정책 본격 추진 전인 2013년 말 기준 대구 상장기업 시가총액 상위 7개 기업 중 1위는 대구은행이며, 자동차부품기업 3개소, 기계제조 1개소, 종합소매업 1개소 등 전통 제조업이 시총 상위권을 차지했고, 상위 7개 기업 시가총액 합은 4조 2천847억 원이었다.
7년이 지난 2021년 9월 말 기준 53개 대구 상장기업 중 시총 1위는 2차전지 양극제를 생산하는 ㈜엘앤에프(시총 6조 1천895억)이고, 3위는 의약물질을 연구·개발 제조하는 ㈜한국비엔씨(시총 2조 5천173억), 6위에는 2차전지 등 에너지 관련 제조설비를 생산하는 씨아이에스(주)(시총 1조 2천303억)가 자리해 상위 7개 기업 중 3개 기업이 미래차(2차전지), 의료분야 기업이고, 상위 7개 기업 시가총액의 합은 18조 1천596억 원으로 2013년 말 대비 420% 이상 증가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시가 준비한 5+1(물, 미래형자동차, 의료, 로봇, 에너지, 스마트시티) 신산업과 신기술 테스트베드 전략, 신기술 플랫폼 구축, 혁신인재 양성 정책을 더욱 박차를 가하고, 위기 속에서 빛난 대구 시민의 저력과 자신감으로 대구는 대한민국 최초로 산업구조 혁신에 성공한 도시, 기업과 인재가 모여드는 도전과 기회의 도시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권 시장은 최근 방송에 출연해 "지난 7년 동안 대구에 변화와 희망 만들기에 온몸을 던졌다"며 "무엇보다 산업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이런 변화와 희망의 싹들이 꺾이지 않고 잘 자라서 대구에 꽃으로 열매로 만들려면 아직도 제게 주어진 소명이 있다고 생각한다" 고 밝혔다.
한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여론 조사자료를 살펴보면 대구 시민들은 지지 후보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에 대해 "경제 활성화 능력"을 최우선 순위로 꼽았다. 이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향후 대구를 이끌어갈 수장이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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