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 이낙연 전 대표에게 큰 격차로 패한 점을 놓고 이 지사 측은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특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여파라는 분석에는 선을 그었다.
이재명 경선 캠프에서 총괄특보단장을 지낸 안민석 의원은 12일 "가을비를 뚫고 나타난 도깨비"라며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 결과와 대장동 의혹과는 별개라는 입장을 밝혔다. 안 의원은 이날 캠프 해단 기자회견에서 "촛불혁명 완수의 적임자로 민심의 호랑이는 이재명을 선택했다. 그런데 이 호랑이 앞에 도깨비가 갑자기 나타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어제 전문가들과 종일 이 도깨비의 실체가 무엇인지 의논했다. 실체가 잡힐 듯 말 듯 했다"며 "그러나 이 실체를 더는 규명하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고 했다.
앞서 3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선 이낙연 후보가 62.37%를 득표하고, 이재명 후보가 28.3%로 2위를 기록해 '대장동 의혹'에 대한 우려가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 지사 측이 이를 일축한 것이다.
그러면서 "역선택이든 특정 세력의 조직적 참여든 이 도깨비의 실체를 밝힐 수가 없다. 시간 낭비"라며 "실체를 밝히는 노력보다는 턱걸이로 과반을 넘긴 이재명에게 국민이 주는 '자만하지 말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인다면 이 도깨비는 저절로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이어 "결론은 변화를 갈망하는 민심의 호랑이 등 위에 이재명을 태웠다는 것"이라며 "민심의 호랑이는 이재명과 함께 국민의 응원 속에서 끝까지 질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영길 대표가 전날 이재명 후보에게 권고한 '경기지사직 조기 사퇴'에 대해선 캠프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우원식 의원은 "선거를 치르려면 지사직이 굉장히 불편할 것"이라며 "이제 남은 건 후보 판단"이라고 말했다.
전날 송 대표는 이 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지사직 조기 사퇴를 요청했다. 그는 "이제부터 이 후보는 단순한 경기지사가 아니라 우리 자랑스런 대한민국 집권여당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된 것"이라며 "하루 속히 경기지사직을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대선 준비를 해야됨을 강조하고 건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 지사는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도지사로서의 책임도 있고 여당 후보로서의 책임도 있어서 쉽게 결정하긴 어려운데 심사숙고해서 정하도록 하겠다"며 "당에서는 신속하게 선거체제로 가자는 취지라서 고민할 게 많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상 이 지사의 경기지사직 사퇴 시한은 대선 90일 전인 오는 12월 9일까지다. 만약 이 지사가 현직 광역단체장 신분을 유지할 경우 이 후보는 오는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20일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 출석해야 한다.
민주당에서는 대선후보로 확정된 이 지사가 대장동 의혹 공세가 예상되는 국정감사에 피감기관장으로 나서는 것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와 지도부의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지도에서는 집권여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된 마당에 국감장에 서는 게 맞느냐는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라며 "현재까지 이 후보는 지사직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들었는데 오늘 당의 당부가 있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상황을 참작해 판단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일단 송 대표가 빠른 시일 안에 (지사직을) 정리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며 "(이 지사의 판단을) 저희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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