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호소하던 KT 직원, 딸 결혼식 2주 뒤 극단 선택

유족 발인 미루고 가해자 사과와 진상 규명 요구...KT "노동청 조사 의뢰"

KT 노동자가 지난 15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은 고인 사망의 원인이 '직장 내 괴롭힘'이라며 발인을 미루고 가해자의 사과와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큰딸 결혼식 2주 뒤 자살을 선택한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스스로를 "직장 내 괴롭힘과 압박을 견디지 못해 2021년 9월 15일 새벽에 결국 자살을 하게 된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인이 "회사에 젊은 팀장이 한 명 왔는데 나를 너무 못살게 군다", "출근하는 게 너무 지옥 같다", "일하는 부분에 있어서 나에게 너무 많은 험담을 한다",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 나에 대한 이상한 소문을 이야기해 소위 이야기하는 왕따 분위기를 만든다"는 등 괴로움을 호소했다고 적었다.

청원인은 "아버지께서는 이번 8월 29일 딸 결혼식을 앞두고 30년 근속 안식년을 받으셔서 9월 15일 출근을 앞두고 계셨는데 휴가를 다 사용하시고 다시 회사에 출근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 두려움 등 사유로 이와 같은 선택을 하신 것이라고 보여진다"며 지난 17일로 예정돼 있던 발인을 미루고 △ 진심어린 사과 △ 사실관계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썼다.

KT측은 "자체 조사는 물론 객관적 조사를 위해 고용노동청에 조사를 의뢰했다"며 "조사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엄중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용락 기자